전체 학생 수가 100명도 되지 않는 경상남도의 한 시골 초등학교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막말을 일삼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은 집단 등교 거부로 항의의 뜻을 표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남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A교사의 막말에 항의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현재 5학년이 한 학급뿐이며 학생 수도 모두 12명에 불과하다.
학부모가 공개한 학생들의 진술서를 보면 A교사의 막말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 교사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너를 싫어해서 괴물로 키우는 것이다" "너희들보고 개XX라고 한 이유는 개가 요즘 사람보다 잘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너희 부모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부모를 데려오면 교권 침해다" "1학년보다 공부 못하는 XX들" 등 막말과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특히, "애인이 있으면 휴대폰과 화장품을 책상 위에 놔둬도 된다"라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또 5학년 담임을 향해선 자신이 책임지는 반 학생들이 A 교사에 의해 막말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걸 수수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교장은 학부모 대표와 만나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A 교사와 5학년 담임을 2개월 병가 조치 후 다른 학교로 전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A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교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A 교사는 지난 25일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깊이 반성한다"며 "부모를 폄훼하는 말을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더 반성하고 공부해서 다시 아이들 앞에…"라고 말했다.
A 교사는 평소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점도 토로하면서 아이들에게 사과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물었으나 대부분 아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애들이 용서해줄 동안 학교를 쉬겠다. 다시 기회를 줄 수 없겠냐"고 재차 물었다고 한다.
교장은 "36년 교직 생활 동안 처음 겪는 일이고 너무 충격적이다. A 교사는 평소 성실하고 자기 반 아이들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교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 다른 학생들이 이번 일로 2차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한편, 교육청에 따르면 경찰과 해당 군청은 A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학생들은 심리치료에 들어갔으며 등교 여부는 논의 중이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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