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이 극심한 거래 침체를 빚고 있는 가운데 토지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 3분기 땅값 상승 폭은 5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거래량은 9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특히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확산하며 개발사업 자체가 동력을 잃으면서, 토지시장의 거래절벽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분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 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3개월 동안 전국 땅값은 0.78% 상승했다. 분기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1.07%)에 견줘 0.29%포인트, 전 분기(0.98%)에 견줘 0.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2020년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전국 땅값은 작년 3분기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뒤 차츰 둔화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상승률은 2017년 1분기(0.74%)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도권(2분기 1.10%→3분기 0.89%)과 지방(0.78%→0.60%) 모두 전 분기보다 땅값 상승률이 떨어졌다.
3분기 전국 시·도 중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0.94%)도 상승률이 1%를 밑돌았다.
토지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올 3분기 토지 거래량(건축물 부속토지 포함)은 48만 필지(383.1㎢)로 2분기와 비교해 26.4% 줄었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2분기 대비 3분기 토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특히 인천(-40.6%), 광주(-37.1%), 세종(-35.2%)의 거래량 하락이 두드러졌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21만3000필지) 역시 전 분기에 견줘 21.3% 줄었다. 순수토지 거래량은 세종(7.3%)을 제외한 대구(-33.3%), 제주(- 26.6%), 충남(-25.1%) 등 16개 시·도에서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순수토지는 건물에 딸린 토지가 아닌 맨땅을 의미한다. 부동산 개발사업 시장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간주된다. 순수토지 거래 감소는 땅을 매입하고 개발하는 사업 일련의 과정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본격화한 금리인상과 집값 고점론, 부동산 시장침체는 개발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 불거진 PF 대출 부실 우려는 이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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