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입관식 마치자 SPC가 합의금 제안"…피해자 어머니 분노
입력 2022-10-25 10:21  | 수정 2022-10-25 10:24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열린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희생자 추모행사. / 사진 = 연합뉴스
"형사고소 안 하는 조건으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

평택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A 씨의 장례식장에서 SPC가 유족에게 합의금을 제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4일 MBC 보도에 따르면, A 씨의 입관식을 마친 날 저녁 SPC 측 관계자들은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합의금을 언급했습니다.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유족은 진상 규명을 위해 합의금을 거절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를 결정했습니다.


A 씨의 어머니는 "(SPC 측이) 합의 하기 위해 일부러 장례식장에서 죽치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분노했습니다.

이어 "입관식에서 마주한 딸은 상처투성이었다"면서 "기계에 안전장치만 있었어도 저는 딸을 잃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유족들은 SPC 측이 '조문객 답례품'이라며 장례식장에 빵을 보내온 것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일 A 씨의 장례식장에는 파리바게트 빵 2박스가 놓였습니다. A 씨의 어머니는 "어떻게 사망자가 나온 (브랜드에서) 만든 빵을 장례식장에 갖다 놓느냐. 그게 말이 되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SPC 그룹이 사고 희생자 빈소에 보내온 파리바게트 빵.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울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PL 강동석 대표가 사과한 것을 두고도 진정성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당시 강 대표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사과 드린다)"라면서도 '회사가 무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질문에는 "그 부분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SPC 측은 유족과의 합의 시도와 관련해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예우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