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년만에 호흡감염병 유행 조짐…'코로나 베이비' 특히 취약
입력 2022-10-25 09:58  | 수정 2022-10-25 10:04
소아과를 찾은 아이와 부모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방역수칙 완화에 메타뉴모·RS바이러스 유행 조짐
영유아, 감염 위험군…백신·치료제 없어 더 치명적
코로나와 동시 유행 시 의료역량 포화 우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호흡기 감염병들이 3년 만에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 없는 이른바 '코로나 베이비' 세대가 특히 해당 감염병에 취약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난 24일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특히 소아청소년층에서 호흡기 감염병 유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성인들은 알게 모르게 메타뉴모나 RS바이러스,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됐지만 최근 태어난 0~3세 아이들은 노출된 적이 없어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뉴모바이러스와 RS바이러스는 현재 제대로 된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어 특히 위험한데, 일상 생활 중 자연스럽게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영유아에게는 코로나19보다 해당 바이러스들이 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은병욱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S바이러스는 영유아에게 심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미숙아가 감염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건강한 영아라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게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메타뉴모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는 "소아들에게 바이러스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면서도,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할 경우 가뜩이나 부족한 소아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근 방역당국의 감염병 표본감시에 따르면 10월 2주차 기준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 934명 중 메타뉴모바이러스 환자는 320명으로 전체의 34.3%에 달했습니다. RS바이러스는 266명(28.5%)로 메타뉴모바이러스의 바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중증급성호흡기감염병(SARI) 환자 262명 중에서는 1~6세가 104명(39.7%), 0세가 39명(14.9%)로 영유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도 세 개의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가리키는 '트리플데믹' 경고가 나오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태어난 영유아들을 지칭하는 이른바 '코로나 베이비'들의 감염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추가 호흡감염병 유행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듦에 따라 관련 방역이 느슨해진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난 만큼, 개인방역수칙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방역당국은 영유아를 만지기 전에는 꼭 손을 씻고, 어린이집 등의 공용 장난감은 자주 소독할 것을 강조하며, 감염병들의 동시 유행을 막기 위해 코로나19와 독감 예방접종을 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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