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들과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의리'하면 또 장비(유동규 별명) 아니겠나…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고 깨달았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아 지난해 10월 기소됐다가 지난 20일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공판 휴정 시간과 재판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형제라 불렸던 사람들을 언급하며, 사건이 터진 다음 진면목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조사도 그렇게 임할 것"이라며 "예전 조사 때는 그런 (보호)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 갖고 얘기할 것"이라도 했다.
그는 검찰 수사 내용을 묻는 취재진에는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석방 하루 만인 21일에는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장동 일당'에게 받은 돈이 이재명 대선 캠프로 흘러갔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기소된 후 1년 가까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이 180도 입장이 바뀐 것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한 것에 크게 실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조사를 받았던 김 처장은 지난해 1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