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잇단 상장 철회에 공모주펀드 썰물
입력 2022-10-24 17:46 
올해 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 펀드 시장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2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주 펀드에서 자금 2조3275억원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 기준으로 보면 공모주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조원이 넘는다.
공모주 펀드는 지난해 증시 호황에 힘입어 투자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연말 설정액이 6조5520억원에 이르렀지만 이달 22일 4조2245억원까지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공모주 펀드 평균 수익률은 올 들어 -6.1%를 기록했다. 올 들어 25% 넘는 하락률을 기록한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호황을 맛본 투자자들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자금이 썰물처럼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다올KTB코스닥벤처공모주포커스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 -34%를 기록해 공모주 펀드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 펀드(-29.8%)도 수익률이 하위권을 맴돌았다. 다올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펀드는 최근 1년 새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순유출됐다.
공모주 펀드가 부진한 것은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며 기업공개(IPO) 시장마저 빠르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대어급 기업은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모를 철회했고, 7월에는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IPO를 포기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와 골프존커머스 등도 상장을 철회했다. 최일구 웰컴자산운용 부사장은 "규모가 큰 코스피 종목이 상장되면 개인 청약이 늘고 공모주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대어급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장 기대가 줄었다"고 말했다.

공모주 펀드는 쉽게 말해 공모주를 저렴하게 배정받아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펀드다.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면서 30% 이하로 공모주를 담는 펀드가 대표적이다.
코스닥벤처 펀드는 코스닥 상장 주식의 30%를 우선 배정받는다.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도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고 공모 물량의 5%를 우선 배정받는 하이일드 펀드도 공모주 펀드로 분류된다.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 공모에 참여할 수 있지만 배정받을 수 있는 수량이 제한적이다 보니 공모주 펀드가 하나의 대안으로 부각된 바 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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