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헬리오시티 1년새 5억 뚝…대장아파트가 하락폭 더 컸다
입력 2022-10-24 17:22  | 수정 2022-10-24 20:04
서울 대단지 알짜 아파트들도 집값 하락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매경DB]
이른바 '대장주'로 불리는 시가총액(가구수×가격) 상위권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발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상급지의 대단지 아파트들에서도 고점 대비 수억 원씩 하락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아파트일수록 시세 변화가 빠르게 반영되는 특징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24일 KB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선도아파트50지수는 9월보다 1.75% 하락한 97.58로 집계됐다. 선도아파트50지수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전국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의 시세만 따로 모아 지수화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 지수는 97.7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 시세가 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선도아파트50지수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지수가 이처럼 오랜 기간 하락한 것은 2018년 말 이후 약 3년반 만이다. 또한 1.75%의 하락폭은 KB부동산이 해당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내림세다.
눈에 띄는 점은 소위 상위시장에 속하는 이들 아파트 하락세가 평균적인 아파트 단지 하락세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같은 통계를 기준으로 최근 4개월간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선도아파트50지수는 3.55% 하락했다. 평단가가 높고 가구수가 많은 대단지일수록 오히려 하락폭이 더 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지수에 속해 있는 단지들에선 최근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거래들이 발생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 16일 전용면적 84㎡가 17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해 9월 최고 23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약 5억원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34위 단지인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역시 전용 84㎡가 지난달 23일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엔 15억4000만원까지 거래된 바 있다. 고점 대비 3억5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도 지난달 27일 전용 84㎡가 지난해 고점 대비 3억원 하락한 29억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하락기 대장주 아파트 가격의 하락폭이 큰 것은 단지 규모에 따른 영향이 크다. 대단지일수록 매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가격 하락기에는 대단지 아파트가 더 많이 하락한다"며 "물량이 많기 때문에 하한가가 또 다른 하한가를 부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단지가 몰려 있는 지역은 최근 매도자들 호가가 1000만~2000만원 단위로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단지 아파트들 하락폭이 큰 것은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소형 단지, 나 홀로 아파트의 경우 수요 자체가 거의 없어 급매가 나와도 거래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시세 형성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중소 규모 단지는 거래 자체가 없어 통계상 하락이 덜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석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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