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파는 대신 자식 물려줬다"…작년 증여 선택 고가주택 보유자 급증
입력 2022-10-24 15:28 
강남의 한 세무법인 사무실에 상속 증여 관련 문구가 적혀 있다.[사진 = 이승환 기자]

지난해 부동산 증여가 크게 늘어 증여재산 규모가 3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증여세를 낸 사람도 1년 전보다 50% 불어난 15만명에 육박했다.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작년 2020년 10억4299만원에서 2021년 12억4978만원(KB국민은행 자료)으로 집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를 유도하기 위해 거래서와 보유세를 강화했지만, 고가 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집을 파는 대신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되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을 0.6~3.2%에서 1.2~6%로 올렸고, 다주택자 양도세 최고 세율도 65%에서 75%로 강화한 바 있다.
24일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와 국세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토지·건물) 증여 재산 결정 금액은 32조3877억원으로, 이는 1년 전(17조3290억원) 대비 15조587억원(86.9%) 급증했다. 이 가운데 건물 증여 금액이 24조2204억원, 토지 증여 금액이 8조167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주택을 포함한 건물과 토지 등 부동산을 증여받아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결정된 인원도 1년 전 9만9951명에서 14만9321명으로 1.5배 증가했다. 주식과 현금 등을 증여받은 경우를 포함한 전체 증여세 결정 인원(27만5592명)의 54.2%가 부동산을 증여받았다.

특히 건물 증여는 부동산 규제가 집중된 수도권 지역에서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납세지별로 보면 전체 건물 증여 재산 중 18조7968억원(77.6%)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소재 자산이었다. 수도권 증여세 납부 인원도 5만616명으로, 지난해 건물 증여세를 낸 10명 중 6명(59.8%)은 수도권에 분포했다.
증여 재산 규모는 10억원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물의 경우 전체 증여세 결정 인원 8만4665명 가운데 증여재산이 10억원 이하인 경우가 8만184명으로 94.7%에 달했다. 토지 증여세도 결정 인원(6만4656명) 중 98.3%는 증여재산 규모가 10억원 이하였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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