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 침체 우린 몰라요"…60.5억→130억 신고가 찍은 아파트는?
입력 2022-10-24 15:28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사진 제공 = DL이앤씨]

부동산 하락장에서도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 매물은 단지 내 몇 개 없는 펜트하우스로 밝혀지면서 하이엔드 주거환경에 대한 부유층의 수요가 굳건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64㎡가 지난달 30일 130억원에 손바뀜됐다. 해당 매물은 280세대 가운데 4세대밖에 마련되지 않은 한강뷰 펜트하우스로, 지난 2020년 입주 이후 처음으로 실거래가 발생했다. 지난 2017년 분양가(60억5650만원)와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올랐다.
동시에 성수지역 최고가도 새로 쓰이게 된 셈이다. 직전 신고가는 '갤러리아포레' 전용 217㎡로 지난 6월 88억원에 팔렸다. 그 다음은 '트리마제' 전용 152㎡로 지난 5월 65억원에 체결된 계약 건이다. 모두 이 지역구를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다.
행정구역을 넓혀 보면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 273㎡가 145억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직전 거래가(92억9070만원)와 비교해 52억원 이상 몸값을 높이면서 올해 들어 거래된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됐다.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은 지난 4월 135억원에 새 집주인을 맞이했다. 지난해 11월(117억원) 이후 5개월 만에 18억원 뛰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전용 235㎡는 지난 8월 64억원에 매매되면서 직전 최고가(55억4000만원) 대비 1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거래절벽 현상 심화에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지역 펜트하우스들은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하이엔드 주택시장이 경기 영향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이면서 '초양극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통상적으로 펜트하우스는 최상층에만 공급되기 때문에 매물 자체가 적어 희소성이 있는 데다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부동산 자금이 똘똘한 한 채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 주택들은 주택시장 흐름에 따른 약보합 상태지만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고급 아파트는 매물 출회가 드물기에 희소가치가 반영되면서 신고가 랠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초호화아파트를 사는 자산가는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 슈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이 되면 비싸더라도 매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글로벌 경제 침체와 매수심리 위축이 장기화된다면 관망 분위기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