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성 CJ ENM 대표가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 경영지원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강 대표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CJ ENM 수장은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가 맡고, CJ올리브영은 내부 출신인 이선정 경영리더가 승진 임명됐다.
CJ그룹은 24일 3명의 최고경영자(CEO)급 승진·이동을 포함한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강호성 CJ ENM 대표가 CJ주식회사 경영지원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거쳐 2013년 CJ그룹에 법무실장으로 합류한 강 대표는 2020년 7월부터 CJ지주와 CJ ENM 경영지원 총괄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월 CJ ENM 대표에 올랐다. 이에 따라 CJ주식회사는 기존 김홍기 대표가 경영대표를, 신임 강호성 대표가 대외협력 중심 경영지원대표를 맡는 2인 대표체제로 전환된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대외환경 대응력 강화 차원에서 지주사 경영지원대표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는 CJ ENM 대표로 선임됐다. 구 대표는 1973년생으로 CJ그룹 내 최연소 대표로 재직해왔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경력으로 2010년 8월 CJ그룹 기획팀에 합류했다. 이후 CJ GLS 사업담당, CJ그룹 사업팀장·전략1실장, CJ푸드빌 대표 등을 거쳐 2019년 CJ올리브영 대표를 맡았다.
공석이 된 CJ올리브영 신임 대표에는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선정 경영리더가 내부 승진해 취임한다. 이 리더는 1977년생 여성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다.
CJ그룹의 미래성장을 이끌 신임 임원은 44명이 나왔다. 신임임원의 평균나이는 45.5세로 역량 있는 젊은 인재 발탁 기조를 이어갔다. 앞서 CJ그룹은 지난해 말 사장과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구분된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CJ그룹 인사는 본래 10월에 예정돼 있지만 최근 5년여간은 줄곧 12월에 발표해왔다. 올해 인사는 내년말 '2023 그룹 중기비전' 종료시한을 불과 1년 앞두고 있는 만큼, 크게 판을 흔들리 않고 소폭으로 진행돼 비교적 이른 시점에 단행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CJ그룹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2023~2025년 새로운 3년을 안정감 있게 준비하기 위해 새 진용을 신속하게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사와 함께 진행된 조직개편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아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 전략 및 마케팅을 총괄할 식품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설했고, 박민석 식품사업부문 식품성장추진실장이 첫 COO를 맡았다. 이에 따라 공석이 된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기존 식품성장추진실 내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맡고 있던 이선호 경영리더가 선임됐다.
이 실장은 2022 미주권역 중심 식품 글로벌 사업성장과 미래 트렌드 예측 기반 식물성 식품(Plant Based) 사업이라는 신사업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식품사업 전반의 사업전략을 관장하게 됐다. 특히 산하에 카테고리 이노베이션(Category Innovation) 담당, 뉴프런티어(New Frontier) 담당 조직이 신설되어 미개척 분야 신사업발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CJ 관계자는 "식품 글로벌, 미래 사업 가속화를 위한 이번 조직개편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용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K-푸드 영토확장에 본격 나서는 한편, 급변하는 글로벌 식품산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이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라고 말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Region) 식품사업으로 분리하고 K-푸드 중심 글로벌 식품종합회사로 도약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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