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백호, 뉴이스트의 시간을 넘어…비로소 만난 '앱솔루트 제로'
입력 2022-10-24 13:42  | 수정 2022-10-25 14:56
솔로 가수로 변신한 백호가 뉴이스트 활동을 마친 뒤 홀로서기 과정을 떠올렸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앱솔루트 제로'. 절대 영도라는 이 무한의 순간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빗댄 당찬 아티스트가 있으니, 그룹 뉴이스트로서 10년 활동을 마치고 솔로 가수로 홀로서기한 백호(본명 강동호, 27)다.
뉴이스트 활동 당시에도 창작 일선에 나서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던 백호는 지난 12일 발표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앱솔루트 제로(Absolute Zero)'에서도 앨범 수록곡 6곡 중 5곡의 작사, 3곡의 작곡에 참여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앨범명 '앱솔루트 제로'는 모든 분자의 에너지 흐름이 '0'(zero)가 되어 어떠한 움직임도 투명하게 투영되는 '절대 영도'를 의미한다.
"절대 영도가 되면 힘이 0이 되어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처한 상황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선택하게 됐죠. 제 상황을 그렇게 해석해주는 분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여느 그룹 소속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오롯이 팀을 위해 활동해 온 시간을 지나 이제 비로소 그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게 백호의 상황이었다.

마치 실제 절대 0도처럼, 아무 것도 그려져있지 않은 백지에서 시작한 그의 솔로 작업은, '데드라인'을 빼놓곤 어떤 구애도 받지 않는 작업이었지만 무한한 자유가 보장된 만큼 한편으론 막막했다.
"사실 너무 막막했어요.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깜깜한 느낌이었죠. 앨범 작업을 하면서 내 취향이 뭘까,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데뷔 11년차 아티스트였지만, 솔로 가수로는 데뷔였던 만큼 새로움이 가득했다. 그는 "현 시점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에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작업 초반 크게 다가왔던 부담감은 앨범 완성 단계에 와 비로소 사라졌지만 웃프게도 "사실 특별한 방법을 찾았다기보다는 시간으로 때웠다"는 게 백호의 솔직한 설명이다.
백호는 솔로 앨범 작업 과정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아직까지 부담을 내려놓는 방법은 찾지 못했어요. 그저 시간에 맡겼죠. 잘 나와야 한다는 욕심을 부리긴 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론 마음에 드는 앨범이 나왔고, 결과물이 나오고 나니 오히려 욕심도 내려놓게 됐어요."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백호는 "저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거고, 저를 많이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노래를 많이 들어주시니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노 룰즈(No Rules)'는 중독성 강한 베이스 라인과 록 사운드 속에 백호의 독보적인 미성을 담아낸 곡이다. 음악방송에서 선보인 절제되면서도 분위기 있는 퍼포먼스는 가히 압권이었다. 곡에 대해 백호는 "타이틀곡에 대해서는 원하는 바가 뚜렷하게 있었다. 퍼포먼스도 어느 정도 하고 싶고, 퍼포먼스를 안 보고 음악만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만족도를 드리고 싶었다. 오히려 가장 고민 없이 직진으로 간 작업물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앨범에는 '페스티벌 인 마이 카(Festival in my car)', '러브 번(LOVE BURN)', '위 돈 케어 노 모어(We don‘t care no more)'(Feat. June One of Glen Check), '배드 포 유(BAD 4 U)', '변했다고 느끼는 내가 변한 건지'(Feat. Sik-k)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곡이 앨범에 수록됐다.
지분율 100%의 작업은 한마디로 "재미있었다"고. 다만 백호는 그룹 활동과 비교해 묻자 "(그룹과 솔로 중) 어느 때가 더 재미있다는 말씀을 드리긴 어렵다"면서도 솔로 작업에 대해 "더 자유로운 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앨범 작업을 모두 마친 뒤엔 "좀 더 과감했어도 됐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프로듀서와 앞으로 어떤 걸 더 할 지에 대해 벌써 이야기를 나눴다"며 싱긋 웃었다.
뉴이스트 멤버들의 반응을 묻자 "최근 단체 통화를 했는데 우린 서로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다 보니 그냥 멋있다,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고 밝힌 백호. 그에게 뉴이스트는 어떤 존재인지도 궁금해 묻자 "뉴이스트는 뉴이스트"라는 특별한 답이 돌아왔다.
백호가 향후 펼쳐 나갈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뉴이스트는 가족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에요. 뉴이스트죠. 가족들보다 더 가까웠던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멤버들과 하루종일 같이 있었던 적도 많고. 그런데, 친구들과도 다르고요. 멤버들을 보면 성격도 너무 다르고 취향도 다 달라요. 그냥 친구 사이라면 절대 친할 수 없을 만큼, 서로 개성도 뚜렷하고 다 달라요. 그런데 멤버였기 때문에 평생동안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거죠. 그래서 저는 지난 10년이 너무 갚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2012년 아이돌 그룹 뉴이스트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본격 홀로서기 여정에 나선 백호. 그는 자신의 행보에 대해 "그 땐 아이돌이었고 지금은 아이돌이 아니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며 "그 때도 열심히 했던 가수였고 지금도 열심히 하는 가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10년 전 꿈꿔왔던 자신의 모습과 현재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묻자 백호는 "그 땐 데뷔가 꿈이었고, 데뷔하고 나니 1위 하는 게 꿈이었고, 그것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감사하게도 이뤘다"면서 "지금 꿈은 오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한 발 한 발에 집중하고 싶다. 과감한 선택을, 신중하게 하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백호의 첫 솔로 활동은 박지훈, 권은비, 이채연 등 솔로 아티스트들이 대거 컴백한 이른바 '솔로대첩' 속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백호는 앨범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곡 '노 룰즈'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벅스에서 실시간 차트 1위(12일 오후 11시 기준)을 기록했고, 수록곡 전곡을 상위권에 줄세우기 했다. 앨범 자체도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사랑받았다. 또 '앱솔루트 제로'는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총 6개 국가/지역 최상위권을 기록, 총 10개 국가/지역에서는 톱10에 자리하는 등 호성적을 이어갔다.
디지털 콘텐츠 '잇츠라이브(it's Live)', JTBC 예능 '두 번째 세계'와 '뮤직 유니버스 K-909' 등 다수의 예능에서 활약한 백호는 오는 30일 처음 방송되는 JTBC 예능 '버디보이즈'를 통해 활동을 이어간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