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두 종목에 대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주목받고 있다.
PBR은 당장 부도가 났을 때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몫인데 자산 측면에서 기업을 분석한 것이다. 두 종목에 대한 PBR이 역사적 저점에 오면서 저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9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00원(2.5%) 오른 5만7300원에 거래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1.88%) 오른 9만2200원에 거래중이다. 10월 들어 지난 21일 기준 삼성전자는 5.27% 올랐고, SK하이닉스는 8.9%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8607억원 어치를 샀고, SK하이닉스를 780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PBR(Price Book Value Ratio)은 주가순자산비율이다. 기업이 가진 순자산에 대해서 시장이 얼마의 가치를 매기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1주에 1만원인 A주식의 1주당 부채를 뺀 순자산가격이 1만원이라면 A주식의 PBR은 1배가 된다. 이는 당장 기업을 청산해도 빚을 다 갚은 뒤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이 1만원이라는 의미다. 주주들은 PBR 1배 이하에서는 회사가 망하더라도 손해볼 일은 없는 셈이다.
PBR을 통해 청산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최악의 국면에서 사용된다. 장기간 하락하다가 반등하는 종목은 하락할 만큼 하락했기 때문에 '청산가치로 보면 저평가됐다'는 논리인 것이다. 따라서 PBR은 하락하는 구간에서 바닥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포워드 PBR은 1.08배다. 포워드는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으로 계산한 지표값이고 트레일링은 최근 1년간의 과거 실적으로 계산한 지표 값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포워드 PBR을 기준으로 했을 때 1배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서 코스피 지수가 1457.64까지 떨어졌을 때 삼성전자의 포워드 PBR은 1배를 찍었다. 또 반도체 업황이 최악이었던 2019년 1월에도 포워드 PBR 1배 밑으로 내려갔다가 반등했다.
2000년 이후 SK하이닉스의 포워드 PBR 추이. 빨간색 선은 포워드 PBR 0.8배 기준. [사진 = 토글 사이트]
반면 현재 SK하이닉스의 포워드 PBR은 0.9배다. SK하이닉스는 포워드 PBR 0.8배에서 바닥을 형성하고 반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SK하이닉스도 2019년 1월 포워드 PBR 0.8배 밑으로 떨어졌다가 반등했다.그럼에도 증권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반도체 겨울'의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경기침체 가능성 때문이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리스크가 아직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향후 3~9개월 동안 반도체업체들의 투자축소와 감산 등의 재고 축소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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