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날'을 앞둔 멕시코에서 이 명절의 상징인 주황색 국화 '셈파수칠'(마리골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현지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셈파수칠 원조가 아닌 중국 개량품종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망자의 날'은 '죽은자의 날'이라고도 불리는 멕시코 기념일로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2일은 휴일에 준한다. 이에 멕시코에서는 관공서와 학교는 공휴일로, 사기업과 은행은 정상근무를 실시하지만 대부분 단축 근무를 한다.
멕시코 국민은 죽은 친지나 친구 등을 기억하며 명복을 비는 망자의 날을 성대하게 치른다.
망자의 날을 소재로 다룬 애니메이션으로는 '코코'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351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사진출처 = 코코 스틸컷]
망자의 날 기간에 멕시코인들은 일반적으로 제단을 마련하거나 묘지를 방문하고 주변 가족·이웃과 음식을 나눈다.또 해골문양과 화려한 거리 행진으로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특히 '망자의 앞길을 안내한다'는 주황색 국화 셈파수칠로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그런데 '셈파수칠 치노'(중국 셈파수칠)가 멕시코 꽃집 판매대와 공공장소에 대거 공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소셜미디어에서는 멕시코 전통 품종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셈파수칠 치노' 불매 운동 조짐이 일고 있다.
또한 '향기가 나지 않고 노란빛을 띠며 다발이 아닌 화분에 심어 파는 게 셈파수칠 치노'라고 구분법도 공유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일각에서는 중국 품종도 멕시코 농가에서 키우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멕시코 셈파수칠 농가의 다니엘 구스만 크루즈씨는 현지 일간 밀레니오에 "중국 품종 또한 멕시코 내 많은 생산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그 꽃의 원산지가 멕시코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멕시코 국민들이 전통을 중시하는 만큼 원조 셈파수칠을 선호하는 심리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밀레니오는 전망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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