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상] 끌려가듯 나간 후진타오…별일 아니라더니 영상 '삭제'
입력 2022-10-24 10:46  | 수정 2023-01-22 11:05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하고 있다. / 사진 = EPA/연합뉴스
중국 "건강 안 좋아 퇴장"이라면서 퇴장 영상 전부 삭제

후진타오(胡錦濤·80) 전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22일 진행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수행원의 부축을 받고 퇴장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각종 소셜미디어(SNS)와 언론 매체에서 관련 영상이 완전히 삭제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23일) 오후부터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후 전 주석의 이름이 포함된 게시물이나 댓글이 전혀 검색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웨이보 사용자들이 이 같은 검열을 이 같은 검열을 피하기 위해 후 전 주석을 다룬 과거 게시물의 댓글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막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당 대회 페회식을 다룬 영상에서 후 전 주석이 퇴장하는 모습은 아예 공개하지 않고, 퇴장하기 전 정상적으로 당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만 내보냈습니다.


앞서 후 전 주석은 22일 오전 11시 15분쯤 당 대회 폐회식 중간에 갑자기 퇴장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후 전 주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옆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한 수행원이 다가와 퇴장을 권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후 전 주석은 계속 퇴장을 망설이는 듯 했지만,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했습니다.

후 전 주석은 회의장을 나가면서 이 상황을 외면하고 있던 시 주석에게 짧은 말을 건넸고, 시 주석은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해당 장면을 놓고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지위와 사상을 강조한 당장(黨章)을 거수 표결하기 직전에 후 전 주석이 퇴장 당했다면서 후 전 주석이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게 단속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날 중국 최도 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 중 리커창 총리(공청단), 왕양 정협 주석(공청단),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韓正) 부총리(상하이방) 등 4명의 교체가 확정됐습니다.

대신 상무위원 중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왕후닝 당 중앙서기처 서기,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유임되면서 ‘시주석의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 겁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후 전 주석의 퇴장은 폐막식에서 각본에 없던 사건"이라면서 "그의 퇴장 사유가 불분명한 가운데 퇴장 영상이 온라인에서 널리 회자됐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절대권력을 추구하는 시진핑의 완전 무자비함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있다면 바로 전임자 후진타오의 퇴장 모습"이라면서 "전직 국가 주석이 강압적으로 자리를 떠나게 된 방식을 보면 권력을 한곳에 틀어쥐려는 시진핑의 노력이 부분부분 다 드러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트위터 영문 계정을 통해 "후진타오가 최근 건강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음에도 20차 당 대회 폐막식 참석을 고집했다"면서 "폐막식 도중 몸이 좋지 않았을 대 수행원이 그의 건강을 위해 행사장 옆 방으로 그를 데려가 쉬도록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트위터 계정은 중국 내에서 접근이 금지돼 있어 일반 독자가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보도 내용을 알 수 없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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