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마나' 체육시설 가격표시제…공정위 "과태료 검토"

공정위 "현재까진 자율 시정 권고…12월부터 과태료 부과 검토 예정"
강병원 의원 "좋은 제도 있어도 활용되지 않으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져"

헬스장과 수영장 등 체육시설에 가격을 표시할 것을 의무화하는 '가격 표시제'가 도입된 지 반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10곳 중 4곳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난 7~9월 소비자중앙교육회를 통해 전국 체육시설 1003곳을 조사한 결과 400곳이 사업장에 가격과 환불 기준 등을 게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체육시설 가격 표시제'가 시행된 것은 작년 12월 27일부터로, 지난 6월 26일자로 계도 기간마저 끝났는데 아직도 제도를 지키는 이들이 겨우 절반을 넘으며 제도가 자리잡지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이에 소비자중앙교육회는 사업장에 가격과 환불 기준 등을 게시하지 않은 400개 시설에 자율 시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이로써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헬스장 등이 방문 상담 때에만 가격 정보를 폐쇄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과 시장 경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표시 광고사항 고시'를 개정해 가격 표시제를 도입했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위반 사업자에 과태료를 부과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자율 시정 권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단속과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공정위는 오는 12월부터 의무 미준수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 의원은 "좋은 제도가 있어도 활용되지 않으면 고스란히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제도가 현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체육시설 가격 표시제는 체력단련장업, 수영장업, 종합체육시설업 등에 적용됩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