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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혁의 '에러', 이대로 삭발에 묻힐 순 없어[MK뮤직]
입력 2022-10-24 09:20 
'인기가요' 이찬혁. 사진|SBS 방송 캡처
솔로 데뷔한 악뮤(AKMU) 이찬혁이 파격 퍼포먼스로 연일 화제다.
이찬혁은 지난 17일 데뷔 첫 솔로 앨범 '에러(ERROR)'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파노라마'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침묵 인터뷰에 이어 등을 돌린 채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파격과 무례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이후 22일 방송된 Mnet '쇼! 음악중심'에서는 관객석을 등지고 앉았지만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보여주며 무대를 선보였고, 23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는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하는 리얼 반삭발 퍼포먼스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찬혁은 이날 한 남성과 무대에 올랐고, 노래가 시작되자 남성은 이찬혁의 목에 미용 가운을 둘렀다. 이 남성은 실제로 바리깡으로 이찬혁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고, 노래가 끝날 때 즈음에는 짧은 머리로 변신했다.

특히 이찬혁은 이날 잘라진 머리를 모아 사전녹화 현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역조공한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연일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며 이찬혁의 신곡 '파노라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등 쟁쟁한 음원강자들이 같은 날 컴백함에 따라 그 틈에서 이찬혁의 솔로 데뷔는 화제성 면에서 다소 떨어졌지만 허를 찌르는 퍼포먼스로 인해 화제성도 반등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컴백 직전 터진 프로미스나인 이새롬과의 열애설에 대해 소속사가 "사생활"이라며 노코멘트를 선언하면서 이찬혁의 행보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 와중에 침묵 인터뷰와 뒤통수 퍼포먼스까지 이어지며 일부 대중 사이엔 이찬혁의 컴백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지만 급기야 삭발이라는 행위예술에 가까운 퍼포먼스까지 나오면서 그의 무대에 대해선 '리스펙'의 시선으로 돌아서는 분위기이고, 곡과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찬혁의 솔로 정규 1집 '에러'는 이찬혁이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다면 후회가 없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데서 시작됐다. 이찬혁은 특유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기발함, 철학적 메시지, 섬세한 감수성 등이 곡 안에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앨범에는 레트로, EDM, R&B, 발라드, 가스펠 등 다채로운 장르의 11곡이 수록됐는데 모든 곡이 죽음을 맞닥뜨린 상황을 가정한 이찬혁의 사고 과정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어떤 사고(事故)가 일어난 '목격담'을 시작으로 '사이렌' '파노라마' '타임! 스톱!' '당장 널 만나러 가지 않으면' '마지막 인사 (Feat. 청하)' '뭐가' '부재중 전화' '내 꿈의 성' '어 데이' '장례희망'까지 각 트랙이 유기적으로 구성돼 몰입감을 높인다.
그 중 이찬혁이 음악방송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는 타이틀곡 '파노라마'는 '에러'라는 극의 정점이다. 삶에 대한 미련과 열망을 이찬혁만의 담담한 어법으로 풀어냈는데 올드팝을 떠올리게 하는 EDM 감성에 진정성 깃든 보컬, 그 안에 담긴 슬픈 가사가 밝은 멜로디를 만난 이지 리스닝 명곡이라 평할 만 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저 돌팔이 의사가 사망선고를 하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버킷리스트는 다 해 봐야해" 등 솔직하고도 직설적인 가사는 마치 '파노라마'라는 곡의 여정과도 유사하다. 차트 성적으로 곡의 성공여부를 단정짓는 작금의 음악시장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겠다는 이찬혁의 '파노라마'가 전하는 여운은 특별하다.
무엇보다 '파노라마'는 이찬혁이 '에러'를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워진 곡이지만 이는 단순 타이틀곡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14년 악동뮤지션으로 데뷔한 뒤 '천재 뮤지션'으로 평가받아 온 이찬혁이 기존의 '악뮤 이찬혁'을 넘어 새롭게 선보이는 또 다른 음악세계의 시작점으로, '에러'에는 그에게 붙은 '천재 뮤지션'이라는 수식어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놀라운 음악세계가 펼쳐져 있으니 말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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