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약한 남자.'
LG 주포 김현수(34)를 지겹도록 따라 붙는 수식어다. 매년 가을이 되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는 편견 속에 살고 있는 김현수다.
이미지 보다는 조금 나은 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김현수라는 이름값에는 언제나 미치지 못했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김현수 시리즈'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LG는 방패의 팀이다.
켈리-플럿코-김윤식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 라인업이 좋고 리그 최강의 불펜을 지니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없다는 불리함 속에서도 LG가 키움과 플레이오프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수력이 강한 팀이 단기전서 강하다는 통념이 이번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타선에서 최소한의 몫을 해줘야 LG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 어려운 승부가 될 수 밖에 없다.
LG 타선의 중심엔 김현수가 서 있다.
올 시즌 3번 타자로 무려 555타석에 들어 선 선수다.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타순에 김현수가 배치돼 있었다.
LG는 테이블 세터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박해민과 홍장기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 라인은 그 어느 팀과 비교를 해 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일 타자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원래대로라면 김현수가 그 몫을 해줘야 한다. 김현수는 올 시즌 106타점을 올리며 2년 만에 다시 100타점 고지에 올라섰다. 정규 시즌에선 나름 제 몫을 해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가 올 시즌 찬스에 강했냐고 묻는다면 고개가 조금 갸웃 거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득점권 타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275에 불과했다.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타점 생산 능력이 올라가긴 했지만 찬스에서 강했기 때문에 많은 점수를 올렸다고 보긴 어렵다.
득점권 타율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스탯이지만 지나온 흔적을 살펴보는데는 나름 의미가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찬스에서 그리 강하지 못했다.
김현수가 찬스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LG 타선은 힘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큰 것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도 그리 많지 않다.
오지환이 뒤를 받히고 있지만 오지환은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타자다. 놀라운 성과를 낸 올 시즌이지만 매 타석 좋은 흐름을 기대하긴 어렵다.
상대적으로 에버리지가 높은 김현수가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사라진 외국인 타자 몫까지 김현수가 해내야 하는 것이 숙제라 할 수 있다.
김현수는 통산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235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서 0.278로 조금 타율이 올라갔지만 한국시리즈서는 다시 0.261로 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에게 가을 야구는 부담 그 자체였던 셈이다.
김현수는 이런 부담을 이겨내고 팀 공격을 이끌 수 있을까. 김현수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 LG 공격력은 대단히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어느 팀 보다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결사가 많은 팀은 아닌 LG다. LG의 해결사는 김현수가 맡아줘야 한다.
김현수는 가을의 악몽을 희망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까. '가을에 약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이 시리즈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LG 주포 김현수(34)를 지겹도록 따라 붙는 수식어다. 매년 가을이 되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는 편견 속에 살고 있는 김현수다.
이미지 보다는 조금 나은 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김현수라는 이름값에는 언제나 미치지 못했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김현수 시리즈'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LG는 방패의 팀이다.
켈리-플럿코-김윤식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 라인업이 좋고 리그 최강의 불펜을 지니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없다는 불리함 속에서도 LG가 키움과 플레이오프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수력이 강한 팀이 단기전서 강하다는 통념이 이번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타선에서 최소한의 몫을 해줘야 LG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면 어려운 승부가 될 수 밖에 없다.
LG 타선의 중심엔 김현수가 서 있다.
올 시즌 3번 타자로 무려 555타석에 들어 선 선수다.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타순에 김현수가 배치돼 있었다.
LG는 테이블 세터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박해민과 홍장기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 라인은 그 어느 팀과 비교를 해 봐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일 타자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원래대로라면 김현수가 그 몫을 해줘야 한다. 김현수는 올 시즌 106타점을 올리며 2년 만에 다시 100타점 고지에 올라섰다. 정규 시즌에선 나름 제 몫을 해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가 올 시즌 찬스에 강했냐고 묻는다면 고개가 조금 갸웃 거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득점권 타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현수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275에 불과했다.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찬스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타점 생산 능력이 올라가긴 했지만 찬스에서 강했기 때문에 많은 점수를 올렸다고 보긴 어렵다.
득점권 타율은 무게감이 떨어지는 스탯이지만 지나온 흔적을 살펴보는데는 나름 의미가 있다. 김현수는 올 시즌 찬스에서 그리 강하지 못했다.
김현수가 찬스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LG 타선은 힘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큰 것 한 방을 칠 수 있는 타자도 그리 많지 않다.
오지환이 뒤를 받히고 있지만 오지환은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타자다. 놀라운 성과를 낸 올 시즌이지만 매 타석 좋은 흐름을 기대하긴 어렵다.
상대적으로 에버리지가 높은 김현수가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 사라진 외국인 타자 몫까지 김현수가 해내야 하는 것이 숙제라 할 수 있다.
김현수는 통산 준플레이오프서 타율 0.235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서 0.278로 조금 타율이 올라갔지만 한국시리즈서는 다시 0.261로 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에게 가을 야구는 부담 그 자체였던 셈이다.
김현수는 이런 부담을 이겨내고 팀 공격을 이끌 수 있을까. 김현수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 LG 공격력은 대단히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 어느 팀 보다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결사가 많은 팀은 아닌 LG다. LG의 해결사는 김현수가 맡아줘야 한다.
김현수는 가을의 악몽을 희망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까. '가을에 약한 남자'라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이 시리즈의 주역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