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끼임 사망' 현장서 만든 샌드위치, 4만 개 '전량 유통'
입력 2022-10-22 13:47  | 수정 2022-10-22 14:30
경기 평택시 SPL 평택공장 사고 기계 옆 같은 기종의 소스 교반기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식약처 “작업 재개 시 특별 지도ㆍHACCP 불시 평가”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진 가운데, 식약처 조사 결과 사고 당일 같은 층에서 제조된 소스로 만든 샌드위치 4만여 개가 전국에 출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SPL 현장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 자료를 통해 사고 발생 기기는 작동 중단됐지만, 사고 현장인 같은 층에서 수동으로 소스 배합작업을 했고, 그 소스로 만든 샌드위치가 파리크라상 물류센터로 전량 출고됐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사망 사고 당일 샌드위치 라인 작업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체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8시~10시30분경 샌드위치 소스 조리 등 작업을 재개했습니다. 사망 사고로 배합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작업자가 수동으로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한 겁니다.

해당 소스는 다음 날 오전 8시~오후 8시 샌드위치 제조 때 사용됐습니다. 해당 소스로 생산된 총 19종, 4만 1,032개(9386kg)의 샌드위치는 전국 파리크라상 물류센터로 나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오후 8시 20분쯤 샌드위치 생산라인 전체에 작업중단 명령을 내린 가운데, 현재까지 작업중단 상태입니다. 식약처는 추후 작업 재개 시점에 특별 지도ㆍ점검 및 해썹(HACCP) 불시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 의원은 국민 건강과 위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식약처가 늑장 대처하는 사이, 사고현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수사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까지 생산을 전면중단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 원인은 물론 위생ㆍ안전 관련 문제가 없는지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경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혼합기에 원료를 넣어 소스를 만들던 중 상반신이 혼합기에 들어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허영인 SPC 회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SPL뿐 아니라 저와 저희 회사 구성원 모두가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겠다”며 안전관리 개선책 수립 및 안전경영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습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물 분석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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