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대학가에서 'SPC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하 비서공)'은 지난 20일 캠퍼스 내 여러 게시판에 SPC 제품 불매를 촉구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 이제는 함께 멈춥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SPC 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라는 문구와 함께 사망한 노동자를 향한 추모, SPC그룹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대자보는 파리바게뜨 등 캠퍼스 내 SPC 계열사뿐 아니라 지난 2009년 SPC 그룹과 허영인 그룹 회장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에도 하루 동안 붙어있었다.
이은세 비서공 학생대표는 불매운동 추진 이유에 관해 "궁극적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기업에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외에 다른 대학교와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인다. 지난 19일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는 캠퍼스 내 한 게시판에 'SPC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가시는 대자보에서 "얼마나 더 죽고 다쳐야 하는가, 사람인 노동자는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라며 불매와 연대를 호소했다.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불매운동은 기업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SPC 그룹 계열사 리스트는 약 3시간 만에 추천 수가 100개를 넘기도 했다.
한편 이달 15일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던 20대 여성 근로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 기계에 상체가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후 SPC가 현장을 목격한 노동자에게 뒤늦게 휴가를 주고, 사망자 장례식장에 SPC 빵을 상조 물품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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