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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는 사업 솎아내니…美모멘티브, 몸값 2배 '쑥'
입력 2022-10-20 17:48  | 수정 2022-10-20 19:32
◆ PEF 포트폴리오 돋보기 / SJL파트너스 ◆
2019년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가 KCC와 공동으로 인수한 미국 실리콘 업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모멘티브)가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력을 60% 이상 올리는 데 성공했다. 실리콘 업계에서 통용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법)을 적용했을 때 인수 가격 대비 2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SJL파트너스와 KCC는 모멘티브의 경쟁력 낮은 사업부를 정리하고, 고부가 제품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했다는 평가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멘티브는 올해 약 5억달러(약 7165억원)에 육박하는 EBITDA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KCC와 SJL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인 2018년엔 EBITDA가 약 3억달러(약 4299억원)였음을 감안하면 1.6배 성장한 셈이다.
KCC와 SJL파트너스는 모멘티브 인수 후 VCP(Value Creation Program·가치 창출 프로그램) 실행에 착수했다. 이 회사가 워터퍼드, 앤트워프, 텍사스시티에 두고 있는 생산시설이 지나치게 노후화돼 있다고 판단하고, 이 중 일부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워터퍼드의 경우 모멘티브가 만들어내는 완제품 원료인 실록세인 생산량이 많았으나, 원가 경쟁력이 업계 하위권이었다. KCC와 SJL은 워터퍼드 공장을 구조조정하며 비용 최소화를 달성했다. 높은 비용을 들여 실록세인을 직접 생산하는 대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외부 채널을 확보했다.
KCC 내부에 있던 실리콘 사업부도 모멘티브로 통합했다. 컨소시엄은 이 작업을 통해 원가 경쟁력 향상과 생산 최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다. 모멘티브의 유일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부였던 컨슈머 실런트는 매각했다.
현재 모멘티브는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와 쿼츠 제조기업인 모멘티브테크놀로지로 나뉘어 있다. 원익QnC와 SJL이 공동 보유한 모멘티브테크놀로지는 2019년 인수 당시 3500만달러였던 EBITDA가 올해 말 2배 넘게 늘어 약 8000만달러로 예상된다. 두 회사를 통합한 기업가치는 인수 당시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이 해당 인수에 약 30억달러(약 4조2990억원)를 투입한 것을 감안하면 기업가치 기준 9조원을 넘나드는 회사로 도약시킨 셈이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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