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현실주의자 이완용"…공무원 교육 자료 '친일 미화' 논란
입력 2022-10-20 14:56  | 수정 2022-10-20 15:06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제작 ‘역사에서 배우는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제목의 영상 교육자료 일부. / 사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통일교육원 자료 파문…2020년 제작
통일부 “전반 수정 필요…해당 부분 검토”

일본의 한국 점령은 기정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매년 이수하는 통일교육 자료에 대표적 친일파 ‘을사오적 중 하나인 이완용을 ‘현실주의자라고 칭하고,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20일)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이 제작한 ‘역사에서 배우는 한반도 평화통일 영상 교육자료에 상당 부분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통일교육원에 따르면 해당 자료는 2020년 제작됐습니다. 이완용을 포함해 전봉준, 신채호, 유관순 등의 구한말 시기에 활동한 인물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른 자신의 입장을 가상으로 대화하는 형식입니다. 제작 방향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에 주는 함의를 생각해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이완용은 "일본이 한국을 장악하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살아와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최대한 나은 조건으로 합병이 이뤄지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을 ‘현실주의자라고 칭한 이완용은 이왕 매를 맞을 거라면 조금 덜 아프게 맞는 게 낫지 않나”라며 그러지 않았으면 장담컨대 전쟁이 나고 나라는 나라대로 잃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한일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리이자 일제의 침탈이 불가피했다는 식민사관의 논리라고 지적했습니다.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제작 ‘역사에서 배우는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제목의 영상 교육자료 일부. / 사진=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또한 그는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이 모두가 이완용 같은 현실주의자였다면 우리는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였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도 지적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이완용을 현실주의자로 인정한 것이며, 일제강점기를 옹호하는 주된 논리라는 입장입니다.

김 의원은 공무원이 들어야 하는 교육자료에서 친일파 논리를 소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깊은 상처와 아픔을 초래한 한일 합병이 정당했다는 논리, 친일 행위를 미화하는 논리를 굳이 가상 대화로 소개해야 하느냐”라고 꼬집었습니다.

통일부 측은 현재 통일교육 교재 전반에 대해 수정 필요성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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