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자 마취유도제 성폭행' 의사 18년 구형받았는데 2년 선고 왜?
입력 2022-10-20 13:14  | 수정 2022-10-25 16:24
서울서부지법 [사진=연합뉴스]

환자에게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뒤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남의 한 의원급 병원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병원장 A씨(52)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 유죄, 폭행 혐의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강간·준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성범죄 혐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의사인 피고인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병원을 운영하며 환자에게 불법으로 약물을 투약하고 기록을 허위로 기재하는 등 횟수나 경위를 비춰보면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동의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는 정황이 있고 피해자들의 진술 내용도 일관되지 못하다"며 "성범죄 부분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범행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A씨 측은 성범죄 혐의는 부인하고 폭행과 의료법 위반 등 일부 혐의만 인정한 바 있다. 성범죄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만큼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환자 4명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치료 외 목적으로 투약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진료기록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불리는 수면 마취 유도제로, 마약류 지정은 되지 않은 약물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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