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각각 미국과 중국의 핵심 육성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4~1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타이거(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를 195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전세계 대표 반도체 업종 지수 중 하나인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반도체 설계·제조 관련 미국 반도체회사 3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엔비디아 AMD 인텔 마이크론 퀄컴 등이 대표적인 지수 편입 종목이다.
미국이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을 겨냥해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미국 반도체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달에만 주가가 13%나 하락했다. 하지만 이달 12일 엔비디아는 주당 115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전기차·2차전지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로 자금을 유입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SOLACTIVE) ETF를 628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국내 ETF 가운데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코덱스(KODEX)200 ETF(835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ETF 가격은 4~18일까지 3.8% 가량 상승했다. 김미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의 구매세 면제 정책을 연장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적으로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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