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가 여당 내에서도 사퇴 압박에 몰리면서 물러나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언제까지 버틸지가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취임 42일 밖에 안된 트러스 총리가 모든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라며 영국은 또 다시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에 시작될 '1922년 위원회'의 주례회의에서 트러스 총리의 거취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1922년 위원회'는 보수당 의원들 중 각료직을 맡지 않은 이들이 소속된 단체다. 이제까지 트러스 총리 사임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 100동이 이 위원회에 제출됐다.
트러스 총리가 이처럼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은 지난달 취임 후 내놓았던 감세안 등 경제정책 때문이다.
이후 트러스 총리는 재원 마련조차 안 된 총체적 부실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고 시장에서는 영국 기업 주가가 폭락하고, 파운드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했다.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유고브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러스 총리를 '좋아한다'는 답은 전체 응답자의 10%에 그쳤다.
반면 '싫어한다'는 답변은 80%였다.
[AFP = 연합뉴스]
트러스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 쿼지 콰텡을 재무장관직에서 지난 14일 해임했다.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영국 의회와 여당인 보수당은 트러스가 총리직에서 물러날수 밖에 없다는 점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으며 문제는 시점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보수당 거물 마이클 고브 전 주택부 장관은 18일 의회에서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의 이같은 질문에 "정확한 얘기"라고 트러스 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트러스 총리의 별명이 '인간 수류탄'인 이유를 이제야 우리 모두가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의 위기론은 도박 사이트에서도 나타났다.
도박 사이트 데이터로는 트러스 총리가 내년 초까지 버틸 수 있을 확률이 30%대에 불과하다는게 중론이라고 밝혔다.
또 이코노미스트가 도박 사이트 벳페어 거래소의 데이터를 확률로 환산한 결과 총리 퇴직 시점을 2022년으로 전망하는 판단이 대세였고 2024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한다는 확률은 5% 미만에 불과했다.
트러스 내각에 속한 각료 중 한 명은 '아직까지 트러스 총리를 지지하는 각료는 누구냐'는 가디언 기자의 질문에 "한명이라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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