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골프웨어 급처분해요"…성장세 꺾인 이 시장, 옥석가리기 시작됐다
입력 2022-10-18 22:02  | 수정 2022-10-26 19:54
[사진 출처 = 젝시믹스]

패션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든 골프웨어 시장 성장세가 올 하반기 들어 둔화하고 있다. 한 풀 꺾인 골프 인기에 자칫 골프웨어 시장이 '제2의 아웃도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 골프웨어 매출 신장률 3분의 1토막 나


1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에서 골프 성수기가 시작된 지난 9월 골프웨어 매출은 전년대비 평균 19.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9월 매출 신장률이 최대 6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특히 코로나 특수 속 2030 세대의 고객 비중이 눈에 띄게 줄면서 골프웨어 시장의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골프 입문자로 골프웨어를 주로 사갔던 MZ세대의 발길이 최근 줄었다"며 "1인당 객단가가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골프웨어나 골프채를 처분하는 사례 역시 부쩍 늘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19%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중고 골프웨어를 거래하는 비율이 높았다.
골프웨어가 패션복처럼 돼 중고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모습이란 분석과 동시에 골프 중단에 따라 관련 제품을 처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골프복 춘추전국시대'...중저가 브랜드는 실적 부진


[사진 출처 = 까스텔바작]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50여 개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에만 수십 개의 골프웨어 브랜드가 출시됐다.
CJ ENM은 지난 4월 백화점에만 유통시킬 골프웨어 브랜드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새롭게 선보였고, 레깅스로 유명한 젝시믹스 운영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젝시믹스 골프 라인 따로 내놓았다. 한섬과 삼성물산 패션은 올 가을 시즌부터 '랑방블랑'과 '란스미어 골프'를 내놓으며 럭셔리 골프웨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1000억원에서 올해 6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 포화에 따라 브랜드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럭셔리 고가 브랜드는 인기를 더 얻고 있는 반면, 가두점 판매를 위주로 한 중저가 골프웨어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것.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의 골프복 스릭슨은 올 하반기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했다. '캘빈클라인(CK) 골프' 역시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한 뒤 온라인 판매망을 중심으로 일부 상품만 판매 중이다.
까스텔바작은 올 상반기 매출이 21%가량 늘었으나 4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루이까스텔을 운영하는 브이엘엔코는 지난해 영업손실로 312억원을 기록, 1년 새 3배 이상 적자폭이 커졌다.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는 불가피하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캐주얼하면서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골프웨어들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며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같은 흐름을 읽고 시장을 선점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린 골프 인기가 급격히 꺾일 경우 아웃도어 시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의류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2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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