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 전세사기 '300채 빌라왕' 숨지자 세입자 "피해보상 막막" 발동동

【 앵커멘트 】
다른 사람의 전세금 만으로 서울과 인천 일대 빌라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인 40대 사업주가 지난 주 지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임차인들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공매 절차가 시작돼도 수십억 원이 넘게 체납된 세금 때문에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포커스M 장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대 A씨는 지난해 서울 등촌동의 한 신축빌라에 보증금 2억 3천여만 원을 주고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80% 이상 대출을 받았지만, 집주인 김 모 씨의 신용도가 낮아 반환보험에 가입조차 못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월에는 국세청에서, 8월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압류가 들어왔습니다.

김 씨의 세금체납이 문제였습니다.

▶ 인터뷰 : A씨 / 전세사기 피해자
- "종부세 체납만 60억 원 정도 있고, 그 외에 자잘한 세금도 더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허그(주택도시보증공사) 측에도 (채무가) 상당하다…."

집주인 김 씨는 무자본 매입으로 서울 빌라를 싹쓸이한 '빌라왕'이었습니다.

A 씨는 그동안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집주인은 돈이 없으니 전세금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살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세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집 주인이 지병으로 숨지며 상황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 인터뷰 : A씨 / 전세사기 피해자
- "몇 달간은 정말 많이 힘들었거든요. 억울한 거예요. 이런 사람한테 당했다라는 게…. 임대인이 사망을 하니까 조금 더 난처해진…."

A씨처럼 숨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사람은 300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김 씨의 세금 체납액이 수십억 원에 달해 상속인들이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집주인이 아예 사라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국가가 경매나 공매를 통해 자산 매각에 나서게 되는데, 보증금보다 우선하는 세금이 많아 전액 돌려받기는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용성호 / 변호사
- "1순위에 임대차 보증금이 설정돼 있어도 그보다 앞서는 국세 등 당해세가 무조건 1순위로 배당되기 때문에…. 경매 공매를 통한 구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 스탠딩 : 장명훈 / 기자
- "전세사기 피해는 또 다른 '빌라왕'에 의해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전세난에 보증 미반환 사태까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포커스M 장명훈입니다."

[ jmh07@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전현준 VJ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