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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이면 일본 가지"…아직 인기라는 제주, 올겨울 전망은
입력 2022-10-18 17:44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분이 확 나빴죠. 업체들이 담합이라도 한 것 같더라고요."
올해 봄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는 30대 직장인 A씨. 여행에서 특별히 아쉬운 것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렌터카 예약부터 문제였다"며 이같이 답했다. 가장 저렴한 차량을 예약하려 했는데 비용이 하루에 10만~15만원 상당이었던 것.
A씨는 "친구들과 여러 렌터카 업체를 알아봤는데 가격이 거의 똑같았다. 보험비까지 더해지니 2박 3일을 여행하는데 40만원 상당을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숙소라도 저렴하게 예약해 다행이었지만, 다시 가려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 무비자 관광 재개 소식에 일본 여행 수요 급증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을 재개한다고 밝히자 여행객들의 수요가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항공권 예약 등이 빠르게 마감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특수'를 맞았던 제주도의 여행객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8일 노랑풍선에 따르면 이달 중 관광을 떠나는 여행객의 40%가 일본과 서유럽을 행선지로 택했다. 상위 예약 순위를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서유럽 13.9% ▲규슈 10.6% ▲튀르키예 9.7% ▲오사카 8.6% ▲도쿄 7.8% 등 순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은 일본 정부가 각종 입국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여행객들의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일본 여행 관심도는 전월보다 144% 증가했고, 지난 1~13일 집계된 패키지 상품 예약률도 전월 동기보다 2.5배 증가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외국인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한 바 있다. 기존에 5만명으로 상한을 뒀던 일일 입국자 수 제한 조치도 폐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 7개월여 만이다.
한국인 여행객 역시 이번 조처로 최대 90일간 일본에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백신을 3차례 접종했다는 증명서를 소지하면 항공기 탑승 전 검체 검사도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여행객으로서는 여러모로 일본 방문이 간편해진 것이다.

◆ "물가 비싸" 불만...올겨울 제주 수요 감소 전망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탑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여행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코로나19 확산 후 제주도에 집중됐던 수요가 곧 분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이 전통적으로 인기 여행지였던 데다 최근 제주도 여행에 대한 소비자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후) 제주도로 향한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여행 후기나 평점 등을 조사해보면 전보다 불만족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해외여행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만족감을 기대했는데 제주도가 거기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행 정보가 오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제주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후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여행 관련 카페 회원은 "해산물이 제대로 들어있는 것도 아닌데 식사 한 끼에 몇만원씩이었다"며 "서울 강남, 여의도보다 물가가 더 비싼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5~8월 제주도 입도객 수는 120만명대 후반을 기록하며 예년보다 늘어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5월 130만6537명, 6월 128만3470명, 7월 126만3332명, 8월 128만1608명 등이다.

지난달과 이달 입도객 수 등 최근 추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여행업계에서는 항공권과 호텔 예약률 등을 근거로 제주도 여행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은 예약률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더라도 올겨울께 일본에 밀릴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가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걸로 보고 있다. 같은 비용을 쓰거나, 혹은 비용을 더 지불하고 국내 여행을 갈 바에야 해외로 향하겠다는 것"이라며 "(제주도 소재) 일부 특급호텔의 경우 이례적으로 예약률이 떨어지는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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