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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77’ 이승엽 두산 신임감독 “올해보다 빛나는 내년 약속하겠다” [MK인터뷰]
입력 2022-10-18 16:40 
이승엽 신임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의 제11대 사령탑으로서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올해보다 빛나는 내년을 약속하겠다.”
이승엽 신임감독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두산 베어스의 제11대 감독으로서 첫 공식 행사를 소화했다.
이 감독은 지난 14일 두산이 배포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김태형 감독이 떠난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국야구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인 그는 그라운드에 화려한 모습으로 복귀하며 또 한 번의 멋진 홈런을 날릴 수 있을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전풍 두산 사장, 김태륭 단장, 주장 김재환에게 축하 인사를 받으며 백넘버 77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라이언킹에서 이제는 ‘베어킹이 된 이 감독은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약속하겠다”며 장담했다.
다음은 이승엽 두산 신임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두산 유니폼을 처음 입게 됐다. 소감은.
많이 어색하다. 파란 유니폼만 입다가 네이비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러나 야구복은 똑같다. 팀도 옮겨봤고 지금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늘 처음 입게 됐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어울린다.

▲ 백넘버가 77번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7번을 좋아한다. 언젠가 지도자가 되면 77번을 달고 싶었다. 지도자로서 첫걸음을 걷게 됐는데 기념하기 위해 77번을 달게 됐다.
▲ 최강야구에서 감독을 맡아봤다. 어떤 걸 느꼈나.
프로 출신 선수들이 참 야구를 잘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일본과 미국에 비해 역사적으로 밀리는 건 사실이라서 수준이 낮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강야구를 통해 선수들이 가진 진심을 봤다. 또 현역 대학 및 독립리그 선수들과 함께했고 상대한 고교, 대학, 독립리그 선수들을 만나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느꼈다. 야구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 그 선수들이 꿈을 버리지 않고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 김한수 수석코치와 재회한다.
김한수 코치는 처음 프로에 왔을 때부터 팀 메이트였다. 선수 시절에는 주장, 그리고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는 코치, 은퇴할 때는 감독이었다. 여러 역할로 만나본 사람이다. 알고 지낸 시간이 많은 만큼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선수 은퇴 후 지도자가 됐을 때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기회가 왔다. 지도자 경험이 없는 내게 큰 도움이 될 사람이다.
▲ 고토, 조성환 코치는 구단 추천이었다.
고토 코치는 몇 년 전 두산에 있었던 분이다. 또 일본에서도 있었다. 대화를 나눠 보니 선수들과의 융화가 잘 된 지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도 신뢰하고 있는 듯하다. 구단에서 추천했을 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조성환 코치는 나와 동년배다. 롯데 시절부터 많이 봤다. 올해 한화에서 코치로 활약했는데 이 친구라면 좋은 팀을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밖에서 지켜본 두산은 어땠나. 또 무엇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했나.
전부 강하게 만들고 싶다. 올 시즌 팀 기록을 보니 평균자책점이 4점대였고 팀 타율도 2할 중순대였다. 가장 큰 문제는 실책이다. 실책이 많으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선수들 역시 승리 의지가 꺾일 수 있다. 홈런, 안타를 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실수로 상대에게 승기를 내줘선 안 된다. 수비적인 부분을 더 보완하고 싶다. 내년에는 더 단단한 야구, 실수 없는 야구를 기대하고 있다. 예전 두산이 가졌던 활기를 되살리고 싶다.
▲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나.
전풍 사장님께 말씀드린 부분이 바로 소통이다. 선수들과 프런트,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되어 삼위일체를 이뤄야 한다. 문제가 있으면 함께 해결하고 또 아픔이 있다면 나누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다. 형님까지는 안 되겠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돕겠다.
이승엽 신임감독은 약속했다. 올해보다 더 빛나는 내년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 선수단에게 강조하고 싶은 원칙이 있을까.
기회는 동등하게 줄 생각이다. 나이, 연차가 아닌 진중하게 플레이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야구에 몰입하는 선수에게 마음이 갈 것 같다. 그곳에서 결과를 낸다면 경기에 나설 것이다.
▲ 가족들은 감독 부임 소식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궁금하다.
정말 축하해 줬다. 야구 선수였고 또 다른 꿈은 지도자로서 그라운드에 돌아가는 것이었다. 나를 매일 보는 아내나 아이들은 항상 이야기를 들었다. 두산에서 기회를 줬고 또 그걸 잡았기에 가족들은 너무나 좋아하고 있다. 남편이 받을 스트레스는 아직 생각 안 하는 것 같다(웃음).
▲ 내일부터 마무리 캠프를 소화한다.
선수들 파악이 먼저다. 또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 올해 9위를 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타격, 투구, 수비 등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또 기록도 전체적으로 떨어졌다. 코치들을 만나 선수 파악부터 하겠다. 왜 9위였는지 고민하고 또 생각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 선수 시절의 나는 결코 연습량이 적지 않았다.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경기 중에 더 긴장하게 된다. 플레이가 자연스럽지 않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두산이다. 반복 훈련, 연습을 통해 탄탄한 수비를 만들고 싶다. 또 올해보다 빛나는 내년을 만들고자 한다.
▲ 지도자들 중 롤 모델로 삼은 사람이 있나.
크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20년 넘게 야구를 하면서 수많은 감독님을 모셨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누구를 롤 모델로 삼는 감독이 아닌 이승엽 감독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현장에 돌아온 소감과 두산 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나.
5년간 현장을 떠나 있다가 계약이 성사됐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다시 서바이벌 현장에 돌아왔다. 또 이렇게 힘든 곳에 다시 돌아왔다. 나의 의지대로 말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은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선수들과 좋은 조화를 이뤄 내년의 오늘은 마무리 훈련이 아닌 경기를 하고 싶다.
선수 시절 크고 작은 실수를 많이 했다. 그리고 그 실수를 통해 얻는 게 많았다. 팬들에게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 선수 시절에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여유를 가지고 또 팬들에게 다가가서 동네 아저씨처럼 편한 감독이라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 내년 두산은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올해 두산은 9위다. 지금 당장 우승, 그리고 포스트시즌을 이야기하는 건 섣부르다. 선수들을 만나지도 못했다. 어떤 목표를 말하기에는 이름 감이 있다. 선수들을 만나고 또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 어느 정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는 것이다. 약속할 수 있다. 선수들이 성장하고 또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도전하겠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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