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용 열차' 내부 공개…러닝셔츠 차림에 담배 피며 업무

조선중앙TV,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 내보내
주민들 불편 헤아려 내부결속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

지난 17일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통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 내부가 공개됐습니다.

조선중앙TV는 17일 저녁 7시부터 약 1시간 40분 분량인 새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를 내보냈습니다. 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선전하는 내용입니다.

영상 속 김 위원장은 열차 내부를 사무실로 개조한 공간에서 반소매 러닝셔츠를 입고 조용원 노동당 비서국 조직비서,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 부장과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왼손 손가락에는 담배를 끼고 있었고, 회의용 탁자에는 재떨이, 성냥이 있었으며, 노트북, 모니터, 스마트폰 등의 물품들도 있었습니다.

또한 옥수수 열매가 달린 옥수수를 열차에서 키우며 이를 살피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해당 영화에서는 김 위원장이 인민 생활 향상의 돌파구를 다름 아닌 식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먹거리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그가 2019년 보고받은 문서들이 일부 공개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보고 받은 문서 중에는 ‘인민들의 식량 형편을 분석한 정형과 대책 보고를 비롯한 스파게티·샴팡(샴페인)·치즈 공급, 초복 날 단고기(개고기) 요리 봉사 실태 등 주민들의 다양한 먹거리에 관한 서류가 포함됐습니다.

북한 김정은, 전용열차서 옥수수 종자 검토 / 사진 = 연합뉴스

영화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인민들이 당정책이 좋고 사회주의가 좋다는 것을 말이나 글로서가 아니라 날로 윤택해지는 자신들의 생활을 통하여 체감하게 하여야 한다는 숭고한 뜻을 안으시고 깊은 밤 이른 새벽 가리심 없이 끝없는 사색과 심혈을 바쳐 가시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2013년에는 평양 서성구역에서 새벽부터 주민들을 동원해 잔디를 심게 하고, 2017년 함흥시 흥남구역에서는 주민들에게 도로 바닥 선을 그리게 했는데 이를 뒤늦게 안 김 위원장이 그토록 분격(격분)했다”고 영화는 전했습니다.

이처럼 김 위원장에 대한 새 기록영화가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 몰랐던 의식주 관련 당 문서를 무더기로 공개한 이유는 주민들의 불편을 직접 살펴보고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 위원장의 통치 활동을 겉으로 드러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2014년 2월에도 기록영화 ‘부강 조국 건설의 불멸 대강을 밝혀주시어에도 전용 열차 내부가 등장했습니다. 당시와 인테리어는 바뀌었지만, 벽면의 콘센트 위치는 동일합니다.

한편 북한 최고 지도자용 특별열차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추고 위성전화와 같은 최신 기기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즐겼고, 해외 방문 때도 전용기보다 전용열차를 선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도 60여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해당 특별 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그해 4월 러시아를 방문할 때도 열차를 이용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