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의혹' 배모씨, 첫 재판서 혐의 모두 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모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18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및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배씨를 상대로 첫 재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배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배씨 변호인은 이날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혐의에 대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고인은 대선을 염두에 두고 카드를 결제한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인카드를 자의적으로 사용한 잘못은 있지만, 선거와 관련해 자의적으로 카드를 쓰진 않았기 때문에 이 행위가 기부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법률적인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발언한 주요 사실은 적어도 허위가 아니다"며 "의혹에 대한 일방적인 제보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이었지 특정인을 당선시킬 목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공표하기 위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2018년, 경기도 별정직 5급으로 채용된 배씨는 지난 1월께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 배우자의 '법카 유용' 및 '불법 의전' 의혹이 제기되자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배씨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팀을 통해 "(법카 사용은)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한 것"이라는 등의 내용으로 사과문을 배포하게 했으나, 검찰은 이 같은 배씨의 주장이 모두 허위인 것으로 판단했다.
배씨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모 식당에서 김씨가 당 관련 인사 3명과 함께 식사한 자리에서 김씨를 제외한 이들 3명의 식사비 7만8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배씨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아 김씨에게 전달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고 있으나, 이 부분은 검찰이 아직 수사 중이다.
검찰은 선거법 공소시효(9월 9일)를 고려해 지난달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만 먼저 기소했다. 배씨의 법인카드 유용 규모는 150여건, 2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선거법 공소시효를 고려해 배씨를 먼저 기소하고 공범 관계인 김혜경씨를 계속 수사 중인 검찰은 한 달 안에 관련 사건을 모두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