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사안에 따라 엇갈리는 행보를 보여 '내로남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윤석열차'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밝힌 소신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을 의결하면서다.
18일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감대책회의를 마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문수 위원장이) 양심의 자유를 표현한 건데 그것을 국회 모독이라고 하면 누가와서 발언을 하겠느냐"라며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을) 고발한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차) 만화 사건 관련해서도 이재명 대표는 양심의 자유를 언급했는데, 이 경우 왜 적용되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진행된 한국콘텐츠진흥원(진흥원)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감에서 윤 대통령을 풍자한 '윤석열차'를 수상작으로 선정한 한국만화만화영상진흥원(만진원)에 대해 문체부가 경고조치 한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야 할 콘텐츠 진흥원이 웹툰 하나에 난리법석이냐" "(경고) 조치가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문체부) 장관에게 충분히 이해시켰어야 했다"고 목소릴 높였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도 최근 진행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문체부의 경고조치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어 국민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국감장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여전히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변하자 민주당은 국회 모욕 혐의로 김 위원장의 검찰 고발을 의결했다.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윤건영이 종북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윤건영은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생각을 '보호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양심에 따라 소신을 밝힌 것인데 이를 고발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표현만 보호하겠다는 뜻"이라며 "전형적인 민주당식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법조인들은 민주당의 '국회모욕죄 고발'이 정치적인 제스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고위법관 출신 변호사는 "윤건영 의원을 향한 발언이 국회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했다가 모욕죄로 고발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가 나온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