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채익 위원장(국민의힘)의 회의진행이 불공정하다며 국감 시작 5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국감장을 집단퇴장했다.
이날 열린 국감의 파행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의 자료제출 거부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현 민주당 대표) 관련 자료 제출 요구가 잇따르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국감장을 정쟁으로 삼지 말라"며 이재명 대표 엄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급기야 위원장의 회의 진행이 불공정하다며 항의한 뒤 집단퇴장했다.
국감 시작 직후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경기도가 여야 가리지 않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의 수감 자세를 질타했다.
김 의원은 "9월 13일 요구한 자료를 국감 전날인 밤 11시 넘어 보내기도 했다. 국회와 국감을 조롱하고 모욕한 것"이라며 김 지사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 힘 박성민 의원과 이만희 의원, 조은희 의원 등이 동조하며 성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만희 의원이 김 지사 취임 이후 별정직 공무원 채용 현황, 2018~2022년 6월 경기도 법인카드 현황 등을 요구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항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자료 요구는 필수적"이라면서도 "행안부와 경찰청 국감에서도 불성실한 답변 사례가 많았고, 김웅 의원 말대로 처벌 요구를 실현하려면 모든 기관에 대해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간 갈등은 조은희 의원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하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 의원은 경기도 법인카드 부정 사용 혐의를 받는 배 전 사무관 관련 자료, 이재명 전 지사가 앉힌 경기도 전 언론협력팀장 관련 자료, 경기도 법카 유용 관련 총무과 소속 직원 2명에 관한 자료를 요구했다.
그러자 문지석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고, 법카 자료가 국감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국감은 정치공세를 하러 온 자리가 아니다. 위원장은 끊을 건 끊으라"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당 김교흥 의원도 "정쟁 모습은 안보였으면 좋겠다"며 "위원장도 (회의를) 객관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힘을 보탰다.
이에 이채익 위원장은 "전국을 국감하면서 자료 요구와 관련한 집단 민원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이재명 전 지사(관련 자료)도 (국감) 대상이 맞다. 국감 시작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가림막을 치면 안된다"고 응수하면서 갈등은 확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채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이 현법재판소장인가. 그렇게 하면 안된다" "공정하게 회의 진행하라" "정회해 달라"고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국정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장을 걷어차고 나갔다"면서 민주당이 주도했던 지난 상반기 상임위의 운영 행태를 소환했다.
장 의원은 "여당 위원장이 야당 의원 발언에 대해 편파진행을 한다고 하는데 '내로남불'"이라며 "민주당은 (국회 상반기 시절)법안 날치기, (법안) 단독 통과, 현안질의를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로지 이재명 방탄하겠다. 육탄으로 저지하겠다는 것"이라며 "'내로남불' 민주당에 대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해 "경기도 공무원의 공익제보로 드러난 법인카드 문제, 업무추진비 문제 등에 대한 자체 감사 결과가 4월에 나왔고 경기도 업무추진 특정감사 결과를 달라고 했다. 투명하게 공개해 도민들이 자신의 혈세가 어떻게 쓰였는지, 유용됐는지 알아야 하지 않느냐"며 "왜 숨기고 은폐하느냐"고 따졌다.
장 의원은 "(관련 자료를) 왜 숨겨서 이재명 방탄에 동참하나. 안주면 이재명과 똑같은 사람이 된다"며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오전 11시 5분 중단된 경기도 국감은 오전 11시 40분께 재개됐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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