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트러스 총리 별명은 'PINO'…무슨 뜻?
입력 2022-10-18 12:54  | 수정 2022-10-18 13:24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로이터 = 연합뉴스]

파격적인 감세안 등으로 주목을 받았던 경제 정책이 결국 폐기 수순으로 양접어들면서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허울만 남은 총리(Prime Minister In Name Only·PINO)'라는 굴욕적인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규모 감세를 통한 성장 공약을 앞세웠던 트러스 총리의 경제 정책이 힘을 잃으면서 영국 정계 안팎에서는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특히 자신이 속한 보수당 내에서 강력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제레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하원에 출석해 트러스 총리의 감세 정책을 뒤짚는 설명을 할 때도 트러스 총리를 향한 비난은 이어졌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의원들의 토론 시간에는 배석하지 않다가 헌트 장관이 정책 관련 설명을 시작할 때야 도착해 약 30분 동안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에서는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의 경질 이유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트러스 총리는 이에 직접 답변하지 않았다. 경질 사유와 정책 실패 등 이유를 묻는 의원들 질문에 트러스 총리 대신 페니 모돈트 보수당 원내대표가 대신 대답하자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 의원은 "드디어 소통할 줄 아는 사람과 대면하게 돼서 반갑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보수당 의원은 이날 2명이 늘어 총 5명이 됐다. 사임 촉구 대열에 동참한 영국 보수당 중진 찰스 워커 의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러스 총리의 지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현재 의회 분위기를 보면 스스로도 권위를 잃었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트러스 총리를 향해 "허울만 남은 총리"라고 비난했다. 영국 의회 내에서는 경제 정책 실패로 권위를 잃은 트러스 총리를 대신해 앞으로는 신임 헌트 재무장관에게 더 큰 권한이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한 중진 의원은 "나라와 경제를 위한 자신의 정책이 실패한 상황에서 어떻게 사임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다른 의원은 "트러스 총리가 떠나지 않는 상황은 완전히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다.
한 현지 언론은 트러스 총리와 유통기한이 열흘 남은 양상추 중 어느 쪽이 더 오래 갈 것인지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헌트 장관의 새로운 정책 발표 이후 트러스 총리는 자신의 실책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나라를 위해 일하도록 선출됐기 때문에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보수당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질러진 실책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며 "(총리로 보낸 한 달 동안의 기간이) 완벽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는 지난달 23일 450억파운드(약 72조5200억원)의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지만 거센 국민적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논란이 계속되자 헌트 장관은 이를 대부분 철폐하고 320억파운드(약 51조94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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