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카카오 직원의 인식…"누가 카카오 쓰래? 일상 올인한 게 문제"
입력 2022-10-18 10:33  | 수정 2022-10-18 10:41
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오버해서 일하면 100% 실망하는 게 카카오"

카카오 내부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저녁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본주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회사 추울 때는 '허리띠 같이 졸라매자'면서 인센티브 100으로 대신하고, 회사 따뜻할 때는 과실 나눠달라니까 오너가 자본주의 운운하며 선을 그었다"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내가 다니는 회사부터 살려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많은데 네이버, 라인, 쿠팡 같은 회사면 그 말이 맞다. 고생한 만큼 근무수당+@로 챙겨준다는 믿음이 있으니까"라며 "하지만 카카오는 아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놀금으로 인한 무급이든, 노사 협의에 따른 무급이든 무급은 무급"이라면서 "회사에 보상해주냐고 물어봤고, 안 한다는 확답을 듣고서 손을 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지금 준다는 확답이 없으면 '선의로 나중에 챙겨주겠지' 라는 게 안 통하는 회사다. 선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글쓴이는 "줄 생각 없는데 오버해서 일하면 100% 실망하는 게 카카오"라며 "게다가 토요일은 무급이라 8시간 미만으로 일하면 무료봉사인데, 니들 불편하다고 내가 책임감으로 일해야 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누가 카카오 쓰래? 애초에 오너 마인드가 글러먹은 서비스에 니들 일상을 올인한 게 문제인 걸. 무료봉사를 강요하지마"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지난 15일에도 유사한 글이 올라온 바 있습니다.

'내가 장애 대응 안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오너도 자본주의를 좋아한다는데 책임감 같은 거 가질 필요 없지 않나?"라며 "돈 쓰기 싫으면 서비스 터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카카오톡은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놀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 5일 기준 의무 근무시간이 40시간이 아닌 36시간입니다.

한 달(4주) 단위로 보면 근무시간이 월 160시간보다 16시간 적은 144시간인 건데, 카카오는 '초과 근무'의 기준에 이 16시간까지 포함한 전체 시간 160시간을 적용합니다.

즉, 160시간을 넘겨 근무해야지 '초과 근무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카카오 노동조합 측은 장애 복구에 방점을 두고 임직원에게 필요한 지원이 있는지 회사와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긴급상황에 특별수당을 줘도 모자랄 판인데 무급이라면 나 같아도 일 안 하겠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만큼 연봉이 높게 책정되지 않았나.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데 그 정도 근무는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한 글쓴이는 "우리는 과천에서 수원 데이터센터까지 직원들이 서버를 무진동 차량에 태워 일일이 날랐다"면서 "(카카오 데이터센터 측은) 이렇게라도 대응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삼성SDS는 지난 2014년 과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이번 카카오 화재와 비슷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당시 삼성SDS는 단시간에 화재를 진압하고 서버를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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