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서 스파크 발생 후 화재"...화재 당일 CCTV 살펴보니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 발생
국과수 "정밀 감정 통해 화재 원인 분석 방침"

카카오 등이 데이터센터로 이용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 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지하 3층의 배터리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17일 화재 발생 지점에 대한 2차 합동감식을 하는 등 본격적인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판교 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처음 불이 났을 당시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에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했고, 이후 곧바로 자동 소화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을 확인했습니다.

불이 난 배터리는 정전 등의 원인으로 인해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길 때, 전력을 일정 시간 대체 공급해 주는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각각 11개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이 장착된 랙(선반) 5개가 세트입니다. 이번 화재로 1개 세트가 모두 탔으며, 주변의 다른 장치들도 일부 불에 그을렸지만, 불이 주변으로 크게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소방재난본부,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2차 합동 감식에 나섰습니다. 전날 1차 합동 감식에서는 발화 지점을 확인하고 배터리나 선반 주변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번 2차 감식에서는 불에 탄 배터리와 주변 배선을 집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국과수는 "정밀 감정을 거쳐 배터리의 결함이나 과열에 의한 것인지, 전선 단락 등에 의한 화재인지 등을 화재 원인을 분석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원인을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15일 오후 3시 33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8시간여 만인 오후 11시 46분쯤 완진했습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고, 자정을 넘어 이튿날 새벽까지 이 현상이 이어지면서 카카오톡 출시 12년 역사상 가장 긴 시간 이어진 장애로 남게 됐습니다. 또한 카카오·다음과 네이버 서비스에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했으며,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등 파장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오는 24일 국정감사장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증인으로 불러 먹통 사태에 대해 질타할 예정입니다. 이번 과방위 종합국감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박성하 SK C&C 대표, 홍은택 카카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