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카오 '먹통' 피해액, 최대 220억…가치훼손, 사업확장 '걸림돌' 될 수도
입력 2022-10-17 15:26 
카카오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성남 분당구 SK 판교캠퍼스 화재 여파로 카카오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16일 오후 인천 서구 검암역 인근 카카오T 바이크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주말 동안 '먹통'이 된 카카오 서비스들이 영업일인 17일 오후까지 완전히 복구되지 않으면서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이날 기준 카카오의 피해액을 120억~220억원으로 추산하면서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께 카카오의 메인 데이터센터가 있는 성남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A동 데이터센터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T맵,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택시, 다음 포털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접속 장애와 작동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비즈보드 광고 게재가 멈췄고, 카카오모빌리티 주요 서비스인 T맵, 내비앱, 택시기사·대리기사앱, 픽커앱 등 서비스에 장애가 생겨 플랫폼 매출에 타격이 생겼다. 카카오페이 결제 오류로 인한 이커머스 부문 피해도 예상된다.
서비스 먹통 사태 발생 후 첫 영업일인 17일 오전 9시 기준 주요 서비스가 대부분 복구됐으나 톡채널 등 일부 서비스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톡채널을 통해 상담·예약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기업체는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증권사 연구원들은 카카오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가 120~220억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카카오의 4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288억원, 2133억원이다.
17일 오전 카카오는 카카오톡 및 카카오 서비스 주요 기능 복구 현황을 공지했다. [사진 출처 = 카카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카카오의 예상 매출액으로 단순 피해 규모를 추산하면 약 22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피해 보상 청구 및 보험 가입 여부 등은 추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슷한 이유로 4분기 최대 1~2% 수준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다만 화재 관리 책임이 SK C&C에 있었던 만큼 피해액의 보상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해 보상범위를 유료 사용자로 가정하면 영업손실액이 120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톡채널·카카오페이 등에 연결된 사업자의 판매액 보상까지 이어진다면 아직 범위를 산정하기 어렵다"라며 "카카오가 선보상하고 SK C&C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상반기 톡비즈 매출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카카오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손실보다도 역대 최장기 서비스 장애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이 더 뼈아플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카카오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라며 "카카오는 프로필 영역 개편, 오픈채팅 수익화 등으로 톡비즈 매출 성장에 주력했다고 밝혔는데 이번 사태로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 이용자가 이탈하고,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이후 라인·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 앱 가입자가 늘면서 국내 메신저 지형도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카카오는 하루 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하고, 사태 수습에 힘쓰고 있다. 비대위는 ▲원인 조사 소위원회 ▲재난 대책 소위 ▲보상 대책 소위 등 3개 분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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