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라운지] "새벽에도 상폐" 코인거래소 주의보

"코인 펀드 상품에 투자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거래 내역이 사라지고 시가로 환불됐다."
코인 투자자 A씨가 지난 11일 겪은 일이다. 그가 이용하는 해외 코인 거래소에서는 특정 코인의 레버리지 상품을 펀드 형태로 판매했다. 그는 3배 레버리지로 특정 코인이 하락하는 데 베팅하는 펀드를 구매한 상황이었다. 다음날 아침 그가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새벽 3시에 올라온 공지였다. 해당 상품 거래를 중단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코인 거래소는 거래가 중단되니 매도를 하라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공지와 동시에 거래소가 임의로 모두 매도 처리했다. A씨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 A씨가 이용한 거래소는 국내 미인가 해외 거래소인 멕시(MEXC)다.
문제는 A씨가 억울함을 풀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멕시는 국내 금융당국에 영업신고를 한 코인 거래소가 아니어서 금융당국이 손쓸 방법이 없다. 코인업계에 따르면 이들 해외 거래소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변호사와 상의하겠다는 식으로 무책임한 답변만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신고 해외 거래소들이 이전보다 더 과감하게 국내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멕시는 신규 사용자에게 일정 금액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피닉스 그룹에 따르면 이렇게 모객당한 국내 투자자가 9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미지근한 대처도 이들이 배짱 영업을 이어가는 배경이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6개 불법 가상자산 거래소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웹사이트 접속 차단을 추진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두 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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