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가 점차 복구되면서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의 완전한 복구가 언제쯤 가능할지는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중화 조치에도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황이어서 서버를 증설해 트래픽을 전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다"며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중화 조치는 동일한 데이터를 여러 서버에 나눠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한 서버에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다른 서버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대비책인데 전원 공급에 여전히 문제가 있는데다 저장된 데이터의 양이 방대하다보니 복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데이터 손실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데이터가 분산 저장된 덕분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판교 데이터센터에 서버 3만2000대를 운영했다. 이 중 현재 1만2000여개 정도가 복구됐고 2000~3000대의 서버에 대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양 부사장은 "본래 사고 발생 시 20분 내 복구가 매뉴얼이지만, 서버 손실량이 워낙에 크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가 길어진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커지는 데 대해 양 부사장은 "서버 3만2000대가 전부 다운되는 것은 IT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저희가 예상하는 리스크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화재는 워낙 예상을 못 한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대비책이 부족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화재 사고 발생 만 하루가 지나면서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서비스는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의 텍스트 메시지 수신과 발신 기능이 이날 오전 1시30분경 일부 복구된 데 이어 현재는 메시지 수신 알림음, PC버전 로그인도 가능해졌다. 카카오톡 기능이 정상화되면서 서비스 중단 기간에 발신한 메시지가 수시간 후 뒤늦게 도착하면서 일부 혼란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도 카카오톡의 파일 전송 기능이나 쇼핑하기 등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의 포털 '다음'도 메인 페이지와 뉴스, 댓글은 가능하나 검색 기능은 여전히 이용할 수 없다. 카카오페이, 카카오T에서도 결제 서비스나 택시 콜 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만 복구된 상태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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