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 후보군이 압축되면서 '친윤(친윤석열)계' 후보 대 유승민 전 의원으로 '1대1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 당권 주자들의 표가 분산될 것을 고려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사전 '교통정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14일 오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나 전 의원에게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4선 나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비교적 높은 인지도로 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최근엔 '친윤' 쪽으로 기울면서 차기 당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장관급 자리에 오르면서 사실상 당권 도전을 접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계 후보를 단일화해 비윤계 지지도 1위인 유승민 전 의원과 1대1 구도를 만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친윤계 당권 주자에서 나 전 의원이 빠지면서 대표주자로 어떤 후보가 나설지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현재 친윤계 당권 주자로는 김기현, 윤상현, 권성동 의원이 거론된다. 다만, 권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책임론이 일면서 2선 퇴진해 당권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건물에 마련된 유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서 비대면으로 `정책발표 및 온라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비윤계에선 유 전 의원과 5선 중진 조경태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의 경우 여론 조사상 차기 당 대표 1위를 차지하는 등 존재감을 나타냈다. 또 최근엔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에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유 전 의원의 상승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결국 차기 당 대표 역시 '윤심'에 따를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를 반영한 바 있다. 전당대회룰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전대를 앞두고 급격하게 룰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당심은 친윤계에 기운 반면 유 전 의원에겐 적대적인 편이다.
이와 관련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날 오후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전당대회의 참여도가 높으면 국민 여론이 어느 정도 수렴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지금 국민의힘에 기대감을 갖고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진 않아 그만큼 참여도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많은 분들이 예측하다시피 차기 당 대표는 친윤 또는 친윤까진 아니더라도 그와 거리가 멀지 않은 후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대에 중도층이 대거 참여한다면 유 전 의원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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