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신상공개 소급 안 되나? 김근식 출소에 의정부 뒤집힌 이유는?

【 앵커멘트 】
같은 미성년자 성범죄 전과자인데 김근식은 신상이 공개되고 앞서 보신 A 씨는 안 되고,
그 기준이 헷갈리실 텐데요.
신상공개 제도에 대해 사회부 민경영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민 기자, 두 사람의 신상공개 여부를 가른 것이 범행 시점의 차이였다면서요.

【 기자 】
신상공개라고 하면 지금은 성범죄자 알림이 등록을 얘기하는데요.

그보다 앞서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 청소년 성범죄자의 신상을 등록하고 이를 제한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이 제도가 성범죄자 알림이 제도의 전신이었다고 볼 수 있죠.

이 제도가 시행된 게 2006년 6월 30일이었거든요.

앞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김근식은 제도 시행 후인 2006년 9월까지도 범행을 저질렀고, A 씨는 그 해 4월이 마지막 범죄였습니다.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범행을 저질렀기에 신상공개가 불가능한 거죠.

이를 소급할 수 있는 규정도 없어서 지금으로선 A 씨의 신상을 알 방법은 없습니다.


【 질문2 】
김근식의 출소가 다음 주 월요일로 예정돼 있는데, 그렇다면 신상공개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 기자 】
말씀하신 것처럼 김근식은 다음 주 월요일(17일), 새벽 안양교도소에서 출소하는데요.

여성가족부는 출소 당일인 17일부터 성범죄자 알림이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김근식의 신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사진과 이름, 주소, 범죄 요지와 전과 등이 공개되는데요.

아무래도 당일에 접속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서버도 확충했다고 합니다.


【 질문3 】
앞서 보도해 드린 것처럼 김근식은 출소 후에 경기도 의정부의 한 갱생시설에서 생활합니다. 지금 의정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요?

【 기자 】
네 앞서 언급을 해드렸는데요.

김근식은 출소 후에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법무보호복지공단 생활관에서 거주합니다.

이 사실이 어제저녁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는데요.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의정부시는 이 사실을 법무부로부터 아예 공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법무부와 경찰이 김근식의 거주지 인근에 CCTV를 추가 설치하는 등 방범시설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실을 미리 의정부와 공유했다면 여러 방범시설과 대책을 이미 마련해놨을 텐데, 지금 와서 뒤늦게 움직인다는 부분에서 의정부시의 반발이 큰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이은의 / 변호사
- "인근의 CCTV를 늘리는 것들은 지자체하고도 협의가 돼야 하는 겁니다. 법무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유기적으로 공조가 되도록 '제도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꾸겠다' 이런 게 나와야 하는데…."

또한, 학생들의 등교 시간에는 외출이 제한되지만, 하교 시간에는 외출할 수 있다는 점도 허점으로 지적되죠.


【 질문4 】
김근식이 시설에서 나간 이후도 문제라고요?

【 기자 】
김근식이 시설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최대 2년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늦어도 2024년에는지역사회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보통 성범죄자 알림이에 등록되면 등록 대상자의 주변 이웃들에게 고지가 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웃들에게 고지를 하는 제도는 성범죄자 등록 제도 시행 2년 뒤인 2008년부터 시행이 됐습니다.

김근식의 마지막 범죄가 2006년 9월이니 김근식이 거주하는 지역의 이웃들에겐 고지가 가지 않죠.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직접 알림이 사이트에 접속해 알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정보를 SNS를 통해 제3자에게 공유한다면 이 또한 법적 처벌 대상이 됩니다.

때문에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웃에 김근식이 살게 되는 것 아닌지 시민들의 불만과 걱정이 큰 상황입니다.


【 질문5 】
이렇게 보니까 성범죄자 신상 등록과 고지 제도에 약간의 허점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걸 소급해서 과거 성범죄자들에게도 적용한다든지 이런 방법은 불가능한가요?

【 기자 】
물론 관련 법이 개정돼서 '과거 범죄에 대해서도 소급할 수 있다' 이런 조항이 생기면 가능합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2년 전에 2000년 7월 이후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도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고지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요.

별 진전 없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사실 이런 소급입법 자체가 원칙적으론 금지되는 만큼 국회 여가위 뿐만 아니라 여가부도 이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죠.

소급입법이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 클로징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business@mbn.co.kr]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