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입자 못구해 잔금 못내”…반포 최고가주택 계약자 40% 해지 요구
입력 2022-10-14 17:42  | 수정 2022-10-14 21:10
◆ 역전세난 비상 ◆
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반포의 '더샵 반포 리버파크'. 작년 2월 분양 당시만 해도 강남 최고가 분양주택으로 소비자와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도시형생활주택인 이 단지는 1평(3.3㎡)당 7990만원이라는 역대급 분양가를 찍으며 인근에 재건축 아파트로 분양된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무려 2300만원 더 높은 기록을 써냈다. 하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의 충격은 강남 초고급 주거단지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 7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전체 140실 가운데 입주가 완료된 가구는 20가구도 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잔금은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받아 치르려는 집주인이 많았다"며 "하지만 전세 문의가 뚝 끊긴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3개월 전 입주가 시작될 당시 10억~11억원에 나온 전세 매물도 지금은 8억~9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나가지 않자 보증금 3억~4억원 수준에 나머지는 월세를 받는 반전세 계약만 간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더샵 반포 리버파크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시행사와 계약자에게 보낸 공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약 40% 이상이 계약 해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계약해지 위약금(분양대금 10%)을 낮춰 달라고 시행사에 요청했다. 대구·세종시 등 지방에서 시작된 이른바 '역전세난'이 수도권으로 북상하더니 최근에는 서울 한복판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출 금리 부담으로 전세를 찾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전세 매물은 갈수록 더 많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역전세난이란 집주인이 세입자를 못 구하면서 전세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주택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해지자 집주인들이 집 팔기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면서 매물 적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임대수요가 항상 풍부한 강남도 최근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앞으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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