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독주 시대에 등 떠밀려 초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에 대한 역발상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도 많다. 그러나 엔화에 투자하기 전에 엔·원 환율 결정 과정과 엔화 방향을 이끄는 요소들을 우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달러·엔 환율과 달러·원 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2일 146엔대로 올랐다. 달러·엔 환율이 146엔에 거래될 경우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1.46엔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달러·엔 환율이 오를수록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엔화가 필요하다. '달러·엔 환율 상승=엔화 약세' 등식이 성립하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라면 1달러를 사기 위해 1400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달러·원 환율이 오를수록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니 '달러·원 환율 상승=원화 약세'다.
그런데 국내 투자자의 엔화 투자는 원화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국내 투자자는 엔·원 환율 추이가 중요한데, 엔·원 환율은 달러·원 환율을 달러·엔 환율로 나눠서 산출된다. 엔·원 환율은 달러를 기준으로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경우 올라가고,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경우 내려간다. 국내 투자자는 엔화가 원화보다 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엔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화 강세·약세 흐름은 기본적으로 국가별 금리 차에 의해 좌우된다.
미국은 금리 인상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까닭에 '킹' 달러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제로(0)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엔화가 '킹' 달러에 가장 크게 무너진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금리 인상에 동참한 까닭에 원화 약세 폭은 '그나마' 선방 중이다. 이 때문에 원화가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고, 결국 엔·원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엔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엔화 투자자들은 투자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반전돼 엔화가 중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모멘텀 역시 존재한다.
우선 일본 경제가 경기 침체 위기를 선진국 중 가장 선방하며 넘길 경우다. 이 경우 엔화가 '안전자산' 지위를 되찾으며 글로벌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엔화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킹' 달러를 대신한 최고 선호 통화인 '퀸' 엔화의 자리를 지켜왔다. 실제로 달러·엔 환율은 2008년 110엔에서 거래되던 것이 금융위기 발발 이후 지속적인 엔화 선호로 2011년 75엔까지 내려가며 '엔고' 현상이 절정에 달한 바 있다. 같은 시점 엔·원 환율은 1500원 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음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길어지며 경기 침체 폭이 더 커질 경우다. 엔화는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반면, 원화는 수출 등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로 축적한 외화를 근간으로 통화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엔·원 연평균 환율은 1997년 784.02원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며 1998년 1074.41원으로 크게 치솟은 바 있다. 이는 엔화 투자자에겐 좋은 소식이겠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달러·엔 환율과 달러·원 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2일 146엔대로 올랐다. 달러·엔 환율이 146엔에 거래될 경우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1.46엔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달러·엔 환율이 오를수록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엔화가 필요하다. '달러·엔 환율 상승=엔화 약세' 등식이 성립하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이라면 1달러를 사기 위해 1400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달러·원 환율이 오를수록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니 '달러·원 환율 상승=원화 약세'다.
그런데 국내 투자자의 엔화 투자는 원화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국내 투자자는 엔·원 환율 추이가 중요한데, 엔·원 환율은 달러·원 환율을 달러·엔 환율로 나눠서 산출된다. 엔·원 환율은 달러를 기준으로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경우 올라가고,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경우 내려간다. 국내 투자자는 엔화가 원화보다 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엔화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화 강세·약세 흐름은 기본적으로 국가별 금리 차에 의해 좌우된다.
미국은 금리 인상 속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까닭에 '킹' 달러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일본은 제로(0)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엔화가 '킹' 달러에 가장 크게 무너진 통화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금리 인상에 동참한 까닭에 원화 약세 폭은 '그나마' 선방 중이다. 이 때문에 원화가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고, 결국 엔·원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엔화 약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엔화 투자자들은 투자에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이 반전돼 엔화가 중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모멘텀 역시 존재한다.
우선 일본 경제가 경기 침체 위기를 선진국 중 가장 선방하며 넘길 경우다. 이 경우 엔화가 '안전자산' 지위를 되찾으며 글로벌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엔화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킹' 달러를 대신한 최고 선호 통화인 '퀸' 엔화의 자리를 지켜왔다. 실제로 달러·엔 환율은 2008년 110엔에서 거래되던 것이 금융위기 발발 이후 지속적인 엔화 선호로 2011년 75엔까지 내려가며 '엔고' 현상이 절정에 달한 바 있다. 같은 시점 엔·원 환율은 1500원 선을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음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이 길어지며 경기 침체 폭이 더 커질 경우다. 엔화는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누리고 있는 반면, 원화는 수출 등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로 축적한 외화를 근간으로 통화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엔·원 연평균 환율은 1997년 784.02원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으며 1998년 1074.41원으로 크게 치솟은 바 있다. 이는 엔화 투자자에겐 좋은 소식이겠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