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81종의 항공 소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AI는 2030년까지 소재와 부품 50%를 국산화해 7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14일 KAI는 사천 본사에서 '항공소재개발연합'의 국산화 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기술교류회를 개최했다. 항공소재개발연합은 항공·우주산업 소재 국산화를 목표로 2019년 KAI를 포함해 20여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발족했다. 현재는 37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KAI는 항공소재개발연합이 국산화를 추진한 결과 알루미늄 압출재와 티타늄 압연재, 분말 등 항공소재 30여종과 기계류, 전자장치류, 배관류 표준품 50여종 등 총 81종의 소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 소재 시장은 연간 1조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항공 소재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와 내구성·내열성을 갖춰야 해 기술 국산화가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항공 소재 기술력이 곧 레이더나 엔진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도료 등 기술은 전투기 핵심인 '스텔스' 기술로도 연결되는 만큼 기술이전이 제한되는 핵심 기술로 분류된다.
강구영 KAI 사장은 "항공 소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 만큼 국산 소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품목을 확대하고 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 무인기나 UAM, 위성, 발사체 등의 기술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 소개 국산화가 이뤄지면 국내에서 주요 소재·부품 공급이 가능해져 원가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또 생산일정과 운송비도 줄일 수 있다. 산업 특성상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KAI가 주도하는 기술교류회에 참여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번 교류회에는 KCC, 한스코, 고려용접봉 등 7개 업체가 새로 참여하고 연합에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KCC는 기능성 도료 전문기업으로 국내 개발 항공기 양산에 적용된다면 매년 10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KAI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1800여종의 소재와 부품(표준품) 중 사용 빈도가 높은 900여종의 소재·부품을 2030년까지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AI 관계자는 "목표가 달성되면 약 7500억여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부터 KAI는 세아창원특수강과 민간 수송용 날개 부품 개발을 진행해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고객사로부터 초도품 검사 승인을 받아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KAI는 정부 기관과 협력해 국산 항공소재 납품 실적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록히드마틴·보잉·에어버스 등 대형 항공사들에도 소재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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