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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러브레터’ 오영수·박정자, 50년 우정의 깊은 맛
입력 2022-10-14 15:02 
<공연리뷰> ‘러브레터 오영수·박정자, 50년 우정의 깊은 맛
유년 시절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50여년간 주고받은 333장의 편지. 배우 오영수(78)와 박정자(80)는 앤디와 멜리사 그 자체였다.
연극 '러브레터'는 두 남녀 ‘멜리사와 ‘앤디가 5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들을 관객들을 향해 읽어주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미국 대표 극작가 A.R. 거니의 대표작으로, 현재까지 30개 언어로 번역되며 전세계 국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계의 스테디셀러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박정자·배종옥이 멜리사 역으로, 오영수·장현성이 앤디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박정자와 오영수, 배종옥과 장현성이 각각 무대에 함께 올라 호흡을 맞춘다.
‘러브레터는 단순히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50년 동안 서로 편지로 진심을 전달하며 나누는 우정과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다.

오영수와 박정자는 한 사람 씩 무대로 입장해 나란한 책상에 앉아 편지를 읽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별다른 장치나 연극적 기교 없이 333장의 편지를 한 장씩 넘겨가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주 앉지 않고 관객을 바라보며 오롯이 편지를 읽는 오영수와 박정자를 보며 관객들은 스스로 멜리사와 앤디의 감정을 상상해야 한다.
오영수가 연기하는 앤디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해군 장교로 입대해 복무하다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하원의원, 그리고 상원의원이 되는 슈퍼 엘리트다. 오영수는 이성적이고 틀에 박혔지만 멜리사에게만큼은 솔직하고 뜨거운 앤디의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한 면을 말맛만으로 살려낸다.
박정자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 멜리사를 연기한다. 박정자는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불행한 삶을 살며, 앤디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는 멜리사의 불안한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내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다.
특히 오영수와 박정자는 앤디와 멜리사처럼 50여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온 사이다. 1971년 극단 자유에서 만나 50년이 넘도록 우정과 동료애를 나눈 두 사람이기에 ‘러브레터의 이야기가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소년시절부터 청년, 중년, 노년 시절을 자유롭게 연기해내는 두 사람을 보고 있으면 깊은 우정과 사랑과 존경의 맛이 느껴진다.
오는 11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90분. 만 13세 이상.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ㅣ파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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