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귓구멍은 문제가 생길 경우 빨리 알기 어렵다. 귓구멍 속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가 손이 닿지 않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귓속이 불편하면 얇은 귀이개로 귀를 파고 싶은 충동이 생기지만, 이는 이비인후과적으로 위험한 행동이다.
난청중점 클리닉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 중 하나인 귀를 파면 피부가 손상되어 이차감염이 발생하거나 고막이 손상될 수 있다. 그러나 참기 힘들 정도로 귀가 가려울 경우에는 그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때는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나의 귀 가려움증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귀 가려움증의 일반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루성 피부염이 있다. 지루성 피부염은 두피, 눈썹, 귀와 같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자주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특징인데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가려워지고 붉어질 수 있다. 지루성 피부염은 재발이 잦으므로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증상 발현 시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약물 복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보청기 착용도 귀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난청인이 본인의 피부와 맞지 않는 재질의 보청기를 착용했거나 귓속이 습한 상태에서 장시간 보청기를 착용했을 시 발생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의 재질과 착용자의 귀 건강이 피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청기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협진이 이뤄지는 곳에서 나에게 맞는 보청기를 상담받고 보청기를 올바르게 끼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피부에 맞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진 보청기가 귓속에 자극을 주면 알러지 반응을 유발해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는 청각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나의 피부에 맞는 보청기를 알아봐야 한다. 외이나 중이에 염증이 있을 때에는 귓속 습도가 높아지는데 이때 보청기를 장시간 착용하면 귀 가려움증이 유발될 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일반적으로 취침 시간을 뺀 하루종일 끼는 것이 이상적인데, 귓속이 과도하게 습한 착용자의 경우 몇 시간마다 보청기를 빼내어 바깥 공기를 통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보청기 착용 권장 시간은 난청인의 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보청기 착용법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는 보청기 착용자가 본인의 피부와 맞는 재질의 보청기를 착용했는지, 알맞게 보청기를 착용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보청기는 난청인의 청력 재활을 위한 전문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귀가 가렵다고 보청기 착용을 중단하면 난청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보청기 착용 시 귀가 가렵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상담을 받아 나의 귀와 보청기의 상태를 점검 받아야 한다.
귀 가려움증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귀마개 착용, 귀지 막힘, 약물을 활용한 과도한 귀 세척, 알러지, 습진, 건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 몸에서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귓구멍은 박테리아 번식이 유리한 부위가 되지 않도록 자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참기 힘들 정도로 귀가 가려울 시에는 귀에 아무것도 집어넣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진찰받는 게 바람직하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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