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예금 금리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3일 약 11년만에 연 5%대 예금이 등장한 데 이어 하루만인 14일에는 연 5.5%짜리 예금이 나왔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HB저축은행은 회전정기예금에 연 5.5%를 책정했다. 회전정기예금은 회전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약정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HB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은 가입기간이 3년이지만 회전주기는 1년이다. 지금 가입하고 1년 후에 해지해도 약정금리인 연 5.5%에 해당되는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사실상 1년 만기 예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HB저축은행은 일반 정기예금에는 연 5.4% 금리를 제공 중이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은 14일 기준 회전정기예금에 연 5.3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날인 13일 연 5.1% 금리를 책정했었지만 하루만에 0.2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밖에도 스카이저축은행이 정기예금에 연 5.3%, 다올·고려·머스트삼일·스마트저축은행이 연 5.2%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고금리 예금을 기다리며 파킹통장에 여유 자금을 예치해두었던 고객들도 정기예금으로 하나둘 옮겨가고 있다. 지난 13일 연 5%대 저축은행 예금에 가입했다는 박모(25) 씨는 "목돈을 어떻게 굴려야할지 모르겠어서 파킹통장에 돈을 넣어뒀었는데 5%대 예금이 나와서 곧바로 가입했다"며 "이전에는 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게 의미없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금리가 많이 올라 예금 상품에 관심을 계속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루만 지나도 금리가 더 높은 예금이 등장하고 있어 더 기다려본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예가람저축은행의 연 5.15%짜리 예금이 가장 높았지만 하루 사이에 0.35%포인트나 높은 상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윤모(31) 씨는 "어제 5%대 예금이 나와 가입하려다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생각에 하루 미뤘더니 예상대로 더 높은 상품이 나와서 오히려 고민이 깊어졌다"며 "연 3%대 파킹통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옮기는 게 이득일지 이번달 말까지는 지켜봐야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1금융권에서도 예금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며 연 5%를 목전에 두고 있다. 14일 하나은행은 예금 기본금리를 최고 0.9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하나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인 '하나의 정기예금' 적용 금리는 14일부터 1개월 이상 연 3%, 3개월 이상 연 3.8%, 6개월 이상 연 4.1%, 12개월 이상 연 4.6%로 변경 적용된다. 이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4.55%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4.52%를, 첫거래 고객 전용 상품인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연 4.8%를 제공한다. '하나의 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WON플러스 정기예금'은 일일 시장금리를 반영하고 있어 매일 자정 기준으로 금리가 변동될 수 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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