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 그 후…응급실 갔다가 사망한 아동 2배 늘었다
입력 2022-10-14 11:22  | 수정 2022-10-14 11:36
코로19 유행 당시 한 대형병원의 음압병실 앞 모습 [한주형 기자]

코로나19 발생 후 응급실에 방문한 뒤 일주일 이내 사망한 어린이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비(非) 코로나' 환자에 대한 응급 의료 대응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COVID-19 발생 전·후의 응급의료이용 변화(김정주·김상미·신동교)'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 2년간인 2019~2020년 응급실 방문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2년 전인 2018~2019년과 비교해 22.8% 감소했다. 하지만 응급실 방문 7일 이내 사망 건수는 2.4% 늘고, 응급실 방문 7일 내 10만명 당 사망률도 21.7%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 전후 응급실 방문건수 변화 [자료 = 보건사회연구 최근호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응급의료이용 변화(김정주·김상미·신동교)` 논문 캡처]
시기별 응급실 방문 건수 감소 폭은 코로나19 유행이 심해질수록 높아졌다. 1차 유행 시기인 2020년3월에는 2018~2019년 같은 기간 한 달 평균보다 33.1% 줄었고, 2차 유행과 3차 유행이 진행된 9월과 12월에는 각각 35%와 41.7% 낮았다.
코로나19 전후 연령군별 응급실 방문 후 7일 이내 사망률 변화 [자료 = 보건사회연구 최근호 `코로나19 발생 전·후의 응급의료이용 변화(김정주·김상미·신동교)` 논문 캡처]
응급실 이용자 감소폭은 중증보다는 경증 질환 환자나 중증외상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급성 심근경색과 출혈성 뇌졸증 환자의 응급실 방문 건수는 각각 4.3%, 4.6% 감소했지만 급성인두편도염 50.4%, 급성상기도염 63%, 급성 중이염 79.8% 등 경증 질환자의 방문 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또한 중증외상 환자도 20.8% 감소했다.
보고서는 "중증도별 응급실 방문건수는 경증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중증은 소폭 감소에 그치거나 심장정지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응급실 방문은 이전 대비 좀 더 필요한 사람들이 제한적으로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응급실 방문 환자 수는 감소했지만, 방문한 후 1주일 안에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응급실 방문 후 7일 이내 사망률은 응급실 방문자 10만명 당 2018~2019년 1246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1652명으로 32.6% 뛰었다. 특히 만 14세 미만 아동은 2018~2019년 평균 37명에서 73명으로 99% 증가했다. 만 15세 이상의 사망률은 1547명에서 1882명으로 21.7% 늘었다.
응급실 방문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진 이유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 역량이 코로나19에 집중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非) 코로나 응급 환자에 대한 의료 대응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의료기관 폐쇄 등에 의해 의료 기관 이용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로나19 유행 이휴 코로나19와 유사한 고열환자의 진료를 병원이 거부하거나 병원의 일시 폐쇄 등으로 수술 일정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꾸준히 나왔다.
연구진은 "코로나19와 같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대규모 신종감염병 발생 시, 병상, 인력, 의료기술까지 새로운 감염병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비(非) 코로나 19 응급 질환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발행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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