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용거래 금리 최고 10% 돌파…빚투족 '악소리'
입력 2022-10-13 17:48  | 수정 2022-10-13 21:02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에 적용되는 금리가 이달 들어 10%(90일 이상 기준)를 넘어섰다.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비관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는 가운데 신용거래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전체 신용융자 잔액 역시 크게 줄고 있다. 또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상황에서 주가가 폭락해 강제로 매도가 이뤄지는 강제매매가 많았던 것도 신용융자 잔액에 영향을 끼쳤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이달부터 일반등급 고객의 신용거래 기간이 90일을 초과할 경우 10.3% 금리를 적용했다. 앞서 유안타증권도 지난달부터 신용거래 기간을 16일만 넘겨도 고객 등급, 계좌 개설 방법 등에 따라 금리를 최대 10.05%까지 적용했다. KB증권은 올해만 4번 신용융자 금리를 올렸다. 올 1월 말 기준 신용융자 금리는 7.5%였는데, 지금은 세 달 이상 빌리면 이자율 9.8%를 적용받는다. 29개 증권사의 기간별 평균 이자율은 1~7일 3.72%, 8~15일 4.76%, 16~30일 5.07%, 31~60일 5.5%, 61~90일 5.72%, 91~120일 5.94% 수준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신용거래 관련 금리 인상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관련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이자비용이 급등하자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줄어들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은 안 좋은데 이자는 오르면서 기존 신용융자를 받은 고객들은 상환에 나서고 있고, 새로 신용융자를 받으려는 고객들은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우울한 증시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6조6306억원으로 줄었다.
지난달 5일(19조5047억원) 대비 2조8741억원 줄어든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6조원대로 내려온 것은 2020년 11월 이후 23개월 만이다.
빚투 투자자들의 투자분이 반대매매로 상당 부분 처분된 것도 신용거래융자 잔액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버틸 데까지 버틴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이 반대매매를 통해 처분됐기 때문에 이달 들어 반대매매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일부 신용거래융자가 남아 있고 앞으로 증시 환경도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반대매매 물량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윤영덕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20~2022년 증권사 연령대별 신용융자잔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신용융자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30대 미만 청년층의 잔액과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신용융자잔액은 30세 미만이 4803억원, 50세 미만은 7조8488억원으로 16.5배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30세 미만은 5096억원, 50세 이상은 9조9299억원으로 19.5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30세 미만이 3210억원, 50세 이상은 8조2697억원으로 25.8배까지 벌어졌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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