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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고객 다 뺏길라"…5% 예금시대 치고 나가는 저축은행
입력 2022-10-13 17:42  | 수정 2022-10-13 21:08
금리 연 5% 상품이 등장한 가운데 13일 한 은행에서 4%대 예금을 판매 중이다. [김호영 기자]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로 오르자 곧바로 저축은행에서 연 5%짜리 정기예금 상품이 줄줄이 등장했다.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5%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이 나온 것은 201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5곳에서 정기예금 금리를 연 5% 이상으로 올렸다. 이날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예가람저축은행으로, 비대면 전용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15% 금리를 제공한다. 1000만원을 1년간 예치하면 세후 약 43만6000원의 이자를 받는다. 이 상품은 이자 지급 방법을 만기 일시 지급과 매월 지급 중에 선택할 수 있고, 만기 일시 지급을 택하면 이자가 월복리식으로 계산된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이 상품의 1년 기준 복리 수익률이 연 5.27%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동원제일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이날 비대면 가입 전용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1%로 책정했다. JT친애·HB·영진저축은행은 연 5.0%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상품들도 이자 계산 방식을 단리·복리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별도 우대금리 조건 없이 누구나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한도를 5000만원으로 설정해둔 동원제일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가입금액 제한도 없다.
저축은행 업계는 다음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따라 예금금리를 더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로 인상했을 당시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3.52%였다. 평균 금리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연 3.67%였는데, 이달 13일에는 연 4.27%로 한 달 만에 0.6%포인트나 올랐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 예금금리도 연 5%에 가까워지고 있어 선제적으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발 빠르게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고객의 예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금금리 변동에 따른 자금 이동이 더욱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저축은행은 아직까지 파킹통장으로 단기 자금을 유치하고 있어 정기예금 금리가 낮은 편이다. 정기예금에 고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대부분 중·소형사로, 각 사의 자금 운용 계획에 맞게 충분한 자금이 유입된다면 예금금리를 단 며칠 만에 내리기도 한다. 실제로 참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4.95%로 올렸지만 다음날인 13일에 연 4.5%로 낮췄다.
이례적인 기준금리 연속 인상으로 시중은행도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예·적금 상품 39종에 대해 기본금리를 최고 0.8%포인트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인상으로 신한은행에는 연 5%대 정기적금이 등장하게 된다.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최고 연 5.2% 금리를 제공한다. 최근 1년간 신한은행 정기예·적금을 비롯한 상품이 없으면서 동시에 급여 이체 실적이 없는 고객이 급여를 이체하는 경우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상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빅스텝 단행과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기본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한 직후 우리은행은 곧바로 총 46종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최고 1.0%포인트 인상해 13일부터 적용했다. 비대면 전용 상품인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8%에서 최고 연 4.8%로 인상됐다. NH농협은행은 14일부터 예·적금 기본금리를 최고 0.7%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번주 중에 수신금리 인상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명지예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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