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국평' 3억원대도 미달…영종도 아파트값 추락 어디까지
입력 2022-10-13 17:26  | 수정 2022-10-14 07:40
인천 영종도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분양된 아파트도 속속 미달되고 있다. 사진은 영종국제도시 전경. [매경DB]
인천 영종에서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아파트 단지가 또다시 청약에서 미달됐다. 올해 하반기 들어 공급된 5개 단지 중 3곳이 미달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상제 적용 아파트라도 금리 급등에 따른 짙은 관망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최소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에만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던지고 있는 형국이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인천 영종 A37블록(공공분양)은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1·2순위 청약 접수에서 모두 미달됐다. 지난 11일 진행된 특별공급의 경우 435가구가 공급됐으나 이 중 12.8%에 불과한 56건이 접수됐다. 미달된 379가구는 일반공급으로 전환해 기존 일반공급 물량(79가구)을 포함해서 총 458가구를 이튿날 모집했으나 단 208명만이 신청하며 미달을 면하지 못했다.
인천 영종 A37블록은 분상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로 비교적 저렴하게 분양가가 책정됐다. 전용면적 84㎡가 타입·층별로 3억7365만원에서 3억8922만원으로,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3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에 있는 '영종하늘도시KCC스위첸'(2019년 9월 입주)의 같은 평수가 가장 최근인 9월 4억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이었다. 역시 비슷한 입지의 '영종센트럴푸르지오자이'(2019년 2월 입주)는 지난 8월 전용 84㎡가 5억3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영종지구는 66만㎡가 넘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인천 거주자뿐 아니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분상제가 적용되는 인천 영종지구에서 미달이 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8월 민간 사전청약으로 공급된 '영종하늘도시 A41블록 한신더휴'는 특별공급 272가구에 33건, 일반공급은 342가구에 159건만이 접수됐다.

앞서 7월 입주자 모집에 나선 '영종국제도시 A16블록'(민간 사전청약)은 일반공급(1212가구)에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408명, 특별공급(896가구)에선 3%(27명)에 불과한 청약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전국 46개 민간 사전청약 단지(분상제 적용) 중 가장 저조한 흥행 성적으로 남았다.
지난 8월 진행된 A33블록(공공분양)과 7월 RC4-1·2블록 주상복합(민간 사전청약)만이 각각 1.14대1과 1.69대1로 겨우 미달을 면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이사는 "영종은 실수요보다는 세컨드하우스로 삼는 투자 시장 성격이 큰데 현재는 실수요 시장도 죽어 있다"며 "고금리 등에 따른 집값 추가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 정도의 안전 마진으로는 청약 대기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청약 대기자들은 분양가가 현 시세보다 최소 수억 원 저렴해야만 청약통장을 쓰고 있다. 지난 12일 접수가 마감된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계약 취소 주택 5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451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902.2대1을 기록했다. 같은 날 역시 줍줍(무순위 청약)으로 공급된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역시 3가구 모집에 4094명이 접수해 1364.7대1이라는 경쟁률이 나왔다.
두 단지의 분양 가격은 라비엔오가 84㎡ 기준 7억7796만~7억9862만원, 벨라트레는 84㎡ 기준 7억9046만~8억338만원으로 2019년 수준으로 공급됐다. 과천시에 최근 공급된 신축 아파트인 '과천위버필드'의 동일 면적 시세가 20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10억원 이상 안전 마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연규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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